故 이선균 검색 폭증…야권 거론에 관심 지속 영향 한동훈·이준석 관심도 토트넘 경기 수준 예고에 파격성 크지 않고 관심 끌기에 내용 부족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씨가 사망하면서 이씨의 일별 급상승 검색량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보다 각각 25배, 50배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이씨에 대한 사회적 충격이 크다는 진단이 나온다.
야권 인사들이 잇따라 그의 죽음을 거론하며 수사기관을 비판하는 일도 그의 사망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권의 정치적 이벤트는 이씨 죽음 등 여파를 제쳐두더라도, 이렇다 할 관심을 끌 요소가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검색 폭증한 이선균…韓·李 비교해 25~50배
검색량 지표 구글 트렌드의 일별 인기 급상승 검색어에 따르면 26일 이선균 검색 횟수는 50만을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이 지표는 24시간 기준으로 모든 검색어 중 트래픽이 가장 많이 증가한 검색어와 검색 횟수를 나타낸다.
이날 국민의힘을 이끄는 인물로 선출된 한 비대위원장은 2만, 국힘을 탈당한 이 전 대표는 1만에 그쳐 각각 2~3위 기록했다. 통상 일별 급상승 검색어 목록의 상위권에는 한 비대위원장과 이 전 대표처럼 검색량이 1~2만 횟수면 1~2위를 기록한다. 이씨는 이를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검색량이 급증하면서 대중의 관심과 충격이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씨에 대한 검색량은 이내 뚝 떨어졌지만, 야권 인사들이 그의 죽음을 거론하며 수사기관을 비판하면서 논란이 이어졌고 이에 이씨에 죽음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논란을 야기한 것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조 전 장관은 이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27일 페이스북에 "검경의 수사를 받다 자살을 택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남 일 같지 않다. 분노가 치민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정치권 안팎으로 조 전 장관이 이씨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이 일었지만, 조 전 장관은 다른 게시물을 통해 이씨를 재차 소환하며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지난 28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범죄로부터 국민을 지키라는 국가 수사 권력에 무고한 국민이 또 희생됐다"는 글을 엑스(트위터)에 남겼다가 삭제하는 일도 있었다. 황운하·노웅래 민주당 의원 등도 검찰과 경찰은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씨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는 한편, "수사기관의 수사행태와 언론의 보도 행태가 극단적 선택의 원인으로 보여 더욱 가슴 아프다"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과 이 대표의 지난 7일간 관련 검색어를 살펴보면 상위권에 이씨 관련 검색어가 등장한다. 조 전 장관은 유튜브 출연, 북콘서트 등 일정이 있었고, 특히 이 대표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만나 당내 통합에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윤석열 정부를 향해 비판의 메시지를 내놨으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이씨 사건으로 주목을 받은 모양새다.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법적 리스크에 접해 있는 정치인들이 이선균씨의 죽음에 빗대 마치 자신도 희생양인 양, 마치 아무 죄 없는 양 묻어가려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2월 이씨를 포함한 영화 기생충 팀을 청와대로 초청해 '짜파구리'를 드시지 않았나. 당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고 첫 사망자가 나왔던 바로 그 시점이었기 때문에 기생충이 이룬 쾌거에도 불구하고, 김정숙 여사의 파안대소가 사회적으로 큰 지탄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큰 주목 끌기엔 불충분했던 한동훈·이준석
초반부터 이슈몰이를 통해 한 비대위원장은 당내 쇄신을,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추진해야 만큼 숙제를 가지고 신년을 맞이하게 됐다. 한 비대위원장과 이 전 대표의 지난 한 주 간 검색량은 윤석열 대통령이나 이 대표보다 앞섰다는 점에서는 정치권에서는 이목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별 인기 급상승 검색어로 보면 관심이 폭발적이라 볼 수는 어려운 수준이다. 해당 지표에서 검색 횟수가 1~2만 수준이면 다른 사회적 이벤트에 비해서 관심이 크지 않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의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경기가 있어 '토트넘'이 29일 1위를 달릴 때 검색 횟수가 2만 정도다. 이들에 대한 관심이 냉정하게 손흥민의 축구 경기 정도뿐이었던 것이다.
한 비대위원장과 이 전 대표의 행보가 예상된 수순이었던 만큼 충격이나 사회적 관심이 지대하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내용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아직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파격성은 다소 부족한 탓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일주일간 실제 한 비대위원장의 관련 검색어 상위권에는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김형동 의원, 취임사가 1~2위로 각각 언급됐을 뿐, 숭실대 교수 폭언 등 한 비대위원장과 무관한 키워드가 관련 검색어 상위권에 거론됐다.
이 전 대표 관련 검색어 1위는 '탈당'이었으나, 이밖에는 체육교사 구속, 갈비 집 등 그의 신당 창당과 관련해 의미 있는 키워드를 찾기는 어려웠다. 이렇게 이들 관련 검색어 상위권에 무관한 검색어가 등장하는 이유는 그만큼 기타 주요 키워드 언급이 없기 때문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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