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신당 이어 이낙연 신당도…총선 전 정치권 지각변동
'호남' 이낙연 '2030 남성' 이준석…국힘·민주 두 전직 대표 도전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탈당과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한 데 이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탈당과 창당 수순으로 들어가면서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권 지형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들 모두 국민의힘과 민주당에서 비주류가 된 후 신당 창당에 나선 처지지만 2030 남성층과 호남에서의 지분을 무시할 수 없기에 총선 판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낙연 전 대표는 30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이재명 대표와 50분가량 배석자 없이 회동했지만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이 전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에게 "안타깝게도 변화 의지를 이재명 대표로부터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탈당 여부를 묻는 질문에 "차차 말씀드리겠다.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위해서 제 갈 길을 가겠다"라고 답해 사실상 탈당을 시사했다.
이날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이 전 대표는 조만간 탈당 및 신당 창당 수순에 나설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내년 1월1일 지지자들과 함께 행주산성을 찾아 신당 창당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7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한 갈빗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과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가칭 '개혁신당' 명칭으로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시도당과 중앙당 등록을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전 대표는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을 맡았고, 전날 국민의힘을 탈당한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다. 개혁신당의 첫 공식 외부 일정은 1월1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잡혔다. 같은 날 서울역에서 신년하례회를 열 예정이다.
개혁신당은 새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당원 모집 절차에 돌입한다. 또 온라인으로 모집한 1200여명의 총선 출마 희망자 중 실제 출마 가능한 자원을 분류하고 검증하는 작업을 거쳐 다음 주부터 순차적으로 총선 출마 인원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르면 2~3주 내 시도당 결성과 중앙당 등록 등 창당 과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준석·이낙연 전 대표가 별도로 주도하는 신당이 어느 정도 파괴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내년 총선에서 이들이 몸담았던 정당의 지지층을 잠식, 표 분산으로 이어질 수는 있다.
또한 두 신당이 3% 벽을 돌파할지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는 전국 득표율 3%만 얻으면 비례대표 의석을 배정받을 수 있다.
우선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이낙연 신당'의 경우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에서 얼마큼 지지를 확보하는지가 관건이다. 경기 안양에서 6선을 지낸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처럼 호남 유권자 비중이 높은 수도권 지역구 출신이나, 호남에서 공천 탈락한 현역 또는 원외 인사들과 힘을 합친다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광주를 지역구로 둔 양향자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호남 외에 연령이나 성별 지역 등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이준석 신당'은 2030 남성이라는 세대에 기반한 정당이기에 전국 득표율 3%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금태섭 전 의원과 류호정 정의당 의원 등이 창당하기로 한 '새로운선택'과 연대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보수 진영에서 제3지대로 정체성이 계속 변하고 있어 지향점이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등판으로 핵심 지지층인 2030 남성 유권자를 놓고도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영남 민심의 대의는 윤석열 정권 성공이고, 호남 선거의 대의는 민주당의 성공이다. 그런 면에서 양당의 군소 정당들이 통폐합하더라도 한계가 있다"면서 "이준석 신당은 비례대표 당선권 진입 정도이고, 이낙연 신당은 그 경계에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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