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기후변화 대응 실패가 명백해진 순간으로 기억될 것”
올해는 인류가 기후변화 대응에 실패한 것이 명백해진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란 기후변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제임스 핸슨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2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12월 말 세계 곳곳에서 역사적으로 높은 기온이 기록되면서 2023년은 기후변화 대응에 실패가 명백해진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88년 미국 상원에서 지구 온난화의 위험에 대해 처음 주목할만한 폭로를 한 전문가다.
핸슨 교수는 “우리 자녀와 손자들이 되돌아보면, 올해와 내년이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의 무능함이 드러나게 된 전환점일 것”이라며 “정부가 지구 온난화를 막는데 실패했을 뿐 아니라 온난화 속도가 오히려 가속화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은 지난 174년 중 올해가 가장 더운 해가 될 확률이 99%가 넘는다고 밝혔다.미국 기후분석단체 버클리 어스는 올해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높았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했다.
남극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극지 해빙 분포가 올해 여름과 겨울 연이어 최저치를 기록한 사실에 당황하고 있다. 남극 북단 킹조지섬의 칠레 연구팀은 강설기인 지난 7월 전례 없는 강우 현상을 목격했다. 그러면서 “이런 변화가 왜 이렇게 급격한지 모르고 있다. 그에 따른 미래 결과도 모른다”며 “변화의 첫 징후인지, 일시적 이상인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위기는 올해 대규모 재난으로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하와이 마우이섬에서는 뜨거운 대기가 촉발한 산불로 97명이 사망했다.리비아에서는 대홍수로 4000여명이 숨지고 1만명이 실종됐다. 그리스에서는 유럽연합 관측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이 발생해 20명이 사망했다. 서유럽과 아프리카, 미국 등지에서는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했다.
남미에서는 가뭄으로 에콰도르의 전력 부족, 파나마 운하 운송 저하가 이어졌다.
가디언은 앞으로는 올해의 이상 고온과 재난이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고, 올해가 오히려 가장 기온이 낮고 재난이 적었던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폐막한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의 결론은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이라는 모호한 합의에 불과했다.
핸슨 교수는 리더십의 세대교체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며 “오늘날 정치의 격동적인 상황이 그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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