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50도 상태서 두 시간 버텨”…비행기 랜딩기어칸에 숨어 밀입국한 남성

비행기 랜딩기어 [사진 = 연합뉴스]

항공기 바퀴를 접어 넣는 랜딩기어 칸에 올라타 밀입국을 시도한 남성이 비행기 착륙 후 발견됐다. 그는 저체온증으로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29일(현지시각)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알제리 오랑을 출발해 2시간 30분 뒤 프랑스 파리에 착륙한 에어 알제리 항공기 외부에서 20대로 추정되는 남성 한 명이 발견됐다. 신분증 등을 소지하지 않아서 인적 사항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남성은 파리 오를리 공항에 착륙한 항공기의 기술 점검 과정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일반적으로 상업용 항공기는 기온이 영하 50도까지 떨어지는 3만~4만 피트(9~12㎞) 상공에서 비행한다.

남성은 항공기 바퀴를 접어 넣는 랜딩기어 칸에 있었고 영하 50도까지 떨어진 산소 부족 상태에서 2시간 이상의 비행을 버텨야 했다. 발견 당시 그는 심각한 저체온증 증상을 보여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였다고 알려졌다.

비행기 랜딩기어칸에 숨는 위험천만한 밀입국 시도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에 도착한 비행기 랜딩기어 칸에서 한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8월에는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하던 비행기 랜딩기어 칸에 숨었던 승객 2명이 숨졌으며, 2019년에는 랜딩기어 칸에 탄 한 남성의 시신이 비행 도중 공중에서 추락하기도 했다.

미국 민간항공청(FAA) 통계 자료를 보면 1947~2021년 랜딩기어 밀항을 시도한 사람은 132명이다. 이 가운데 102명(생존율 23%)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