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차림 셀럽들 우르르…전쟁 중 ‘반나체 파티’ 연 러 방송인 결국 벌금형

김가연 기자 2023. 12. 3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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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비공개 파티에서 주최자 아나스타샤 이블리바(왼쪽)와 가수 필립 키르코로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_AGENTGIRL_

전쟁을 치르고 있는 와중에 유명 인사들을 초대해 ‘반나체 파티’를 연 러시아 방송인이 결국 벌금을 물게 됐다.

29일(현지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지방법원은 파티를 주최한 러시아 방송인 겸 인플루언서 아나스타샤 이블리바에게 10만 루블(약 145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법원은 공공질서를 위반하는 대규모 집회를 조직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블리바는 지난 20일 모스크바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반나체 파티’를 개최했다. 말 그대로 참석자들이 속옷만 입는 등 자신들의 신체를 드러낸 모습으로 즐기는 파티였다. 이 파티에는 인기가수 키르코로프와 래퍼 바시오 등 유명 인사들이 다수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파티 참석자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는 친크렘린 블로거들과 활동가, 정치인들은 분노하며 “러시아 병사들이 ‘특수군사작전’에 목숨을 걸고 있는데 어떻게 연예인들이 이런 파티를 즐길 수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판 여론이 이어지면서 참석자들은 역풍을 맞게 됐다. 예정됐던 콘서트나 광고 계약이 취소되는 등 손해를 입게 된 것이다. 베테랑 가수 롤리타 밀리야브스카야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신의 공연이 취소되었으며 예정됐던 TV 출연도 취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직 양말만 신고 파티에 참석했던 바시오는 풍기문란 행위를 한 혐의로 15일간 징역형에 처해졌고, 비전통적인 성관계를 조장했다는 이유로 20만 루블(약 290만원)의 벌금을 물었다.

이블리바는 논란 이후 두 차례 사과했고 이미 티켓 판매 수익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약속도 했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BBC는 “이번 벌금이 그녀의 공개적 굴욕의 끝이 아닐 수도 있다”고 했다. 시민 22명이 모여 이블리바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도덕적 피해’를 이유로 들어 이블리바가 우크라이나전 참전자 후원단체에 10억 루블(약 145억원)을 기부할 것을 요구했다.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크렘린궁은 이에 대한 공식입장을 표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기자들의 질문에 “이 나라에서 이 주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 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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