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당당했다면 끝까지 버텼어야, 동정하지 않겠다” 경찰청 직원 글 갑론을박ing[MD이슈]

곽명동 기자 2023. 12. 3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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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선균/사진공동취재단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배우 이선균(48)이 마약 혐의로 수사를 받던 도중 세상을 떠나면서 '경찰 부실수사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경찰청 추정 직원 A씨가 익명 커뮤니티에 ‘그의 죽음을 동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청 직원 A씨는 지난 2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피혐의자 이선균 죽음에 동정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당신들이라고 떳떳할 수 있냐"면서 "경찰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사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은 마약 피의자 업소 실장의 신빙성 있는 진술에 따라 이씨의 혐의가 있으니 절차에 따라 출석을 요구했고 수사했다"며 "피의자라 단정 지은 적도 없고 검찰 송치도 하지 않았다. 진술 및 증거에 따라 수사 대상으로 보고 입건시키고 수사하는 건 유명 연예인뿐만 아니라 그 누구라도 그렇게 하는 거다"라고 했다.

이어 "마약과의 대대적인 전쟁, 국가적 차원에서의 대응을 선포한 현시점에서 마약의 'ㅁ'자만 들어가도 수사 대상자로 보고 엄정 대응해야만 한다. 그게 단지 이씨였을 뿐"이라고 썼다.

A씨는 내사 단계에서 수사 내용이 알려진 것과 관련, "흘리는 것도 어느 정도 수사 절차가 진행되고 이 사람이 정말 혐의가 유력하면 그때 흘릴지언정, 수사 진행 절차도 아닌 진술 좀 들어보겠다는 피혐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기도 전에, 입건 절차도 밟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 내용을 흘리면 각종 외압이 들어와서 흘리고 싶어도 못 흘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씨가 '마약 혐의가 있다' 수준인 상태에서 '마약을 했대'라고 확정 지은 건 경찰인가? 언론인가? 아니면 당신들인가?"라면서 "그 누구보다 모든 걸 알고 싶어 하는 건 당신들 아니었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경찰, 언론 책임 있다. 책임 회피할 수 없다. 그러나 당신들이라고 책임 없냐"고 따졌다.

마지막으로 A씨는 "이선균씨 너무 안타깝다. 그러나 정정당당했다면 끝까지 버텼어야 한다. '코로 흡입했는데 수면제인 줄 알았다'는 변명보다 정말 했으면 '했으니 죄송하다' 아니면 '정말 안 했다'라고 버텼어야 한다"며 "죽음으로 미화될 일이 아니다. 그 정도로 죽을 일도 아니라 생각한다. 더 나쁜 놈들도 모가지 뻣뻣하게 들고 잘 살아간다. 고인의 명복을 빌겠다. 그러나 동정하진 않겠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한편 일각에선 이선균의 사망에 대해 ‘경찰이 무리한 수사로 압박한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선균은 소변, 모발, 머리털, 겨드랑이털에서 모두 마약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뚜렷한 증거도 없이 전과 6범의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29)의 진술에만 의존해 수사를 시작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희중 인천경찰청장은 지난 28일 "일부에서 제기한 경찰의 공개 출석 요구나 수사 사항 유출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마약 투약 혐의를 받은 배우 이선균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할 방침이다.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배우 이선균의 발인이 엄수됐다/사진공동취재단

이선균은 지난 29일 가족과 동료들의 마지막 배웅 속에 영면에 들어갔다. 이날 정오 이선균의 부인인 배우 전혜진씨(47) 등 유족은 서울 종로구 소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이씨의 발인식을 엄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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