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맹추격’ 헤일리, 노예제 외면에 발목잡히나[원호연의 P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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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노예제 등 역사 인식과 관련된 언급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심지어 같은 당의 경선 경쟁자인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기본적인 미국 역사 인식에 문제가 있다"며 "남북전쟁에서 노예제가 어떤 역할을 해는지 확인하고 인정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비난이 목소리가 커지자 헤일리 전 대사는 다음날 라디오 인터뷰와 행사장 발언을 통해 "물론 남북전쟁은 노예제에 관한 것이었다"며 수습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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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분리주의자 연상케 해 비난받아
트럼프와의 차별화에 ‘걸림돌’ 될 듯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노예제 등 역사 인식과 관련된 언급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중도층에 대한 확장성을 무기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만큼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27일 뉴햄프셔주 벌린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한 참석자에게 남북전쟁의 원인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남북 전쟁의 원인은 기본적으로 정부가 어떻게 운영될지에 대한 것ㅇ이고 자유에 대한 것이며 사람들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언제나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며 사람들의 권리란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다”고 덧붙였다.
이에 질문자가 “2023년에 이 질문에 노예제를 뺀 대답을 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하자 헤일리 전 대사는 “내가 노예제에 대해 뭐라고 말하길 바라느냐. 다음 질문 하세요”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즉각 비난을 쏟아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그녀의 발언은 비열하다”고 평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남북전쟁은) 노예제도에 관한 것”이라며 맹폭했다.
심지어 같은 당의 경선 경쟁자인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기본적인 미국 역사 인식에 문제가 있다”며 “남북전쟁에서 노예제가 어떤 역할을 해는지 확인하고 인정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비난이 목소리가 커지자 헤일리 전 대사는 다음날 라디오 인터뷰와 행사장 발언을 통해 “물론 남북전쟁은 노예제에 관한 것이었다”며 수습하려 했다. 이어 “노예제는 미국의 오점”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질문을 던진 사람이 자신을 공격하려는 민주당원일 수 있다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사실 미국에서 남북전쟁의 원인에 노예제를 꼽느냐 아니냐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다. 전쟁의 원인으로서 노예제를 부인할 경우 남북 전쟁을 북부의 남부에 대한 무력 탄압으로 간주하는 남부 분리주의자로 인식된다.
게다가 헤일리 전 대사는 노예제의 중심지 이자 남북전쟁의 시발점이 된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지냈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미국엥서 가장 가혹한 이민 및 낙태금지법과 투표소에서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요구하는 엄격한 유권자 식별법에 서명했다.
그러나 동시에 트랜스젠더 청소년이 자신의 성별 정체성에 맞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을 막는 법안을 거부했고 2015년에는 찰스턴 교회에서 백일 우월주의자가 총기를 난사해 흑인 신도를 살해한 직후 남부 연합 깃발을 내리도록 해 찬사를 받기도 했다.
사실 그녀는 인도계 미국인으로 이민자의 어머니이자 딸임을 내세워 선거 캠페인을 치러왔다. 로 카나 민주당 하원의원은 “헤일리가 미국의 노예제도나 인종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길 거부한 것은 그녀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슬픈 배신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논란은 ‘트럼프 대항마’로 자리매김한 헤일리 전 대사의 정치 여정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발언이 공화당 경선이 두번째로 치러지는 뉴햄프셔라는 점은 이후 경선 분위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는 아메리칸 리서치그룹이 뉴햄프셔 공화당 경선 참여 예상자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29%의 지지율을 기록해 트럼프 전 대통령(33%)을 오차범위 내로 따라 붙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녀의 발언은 무당파와 중도 민주당 지지자에 대한 그녀의 소구력을 깎아먹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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