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와 12년 계약' 야마모토 "프로행도 자신하지 못했는데"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투수 역대 최고 보장액 계약을 하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입단한 야마모토 요시노부(25)가 프로행도 자신하지 못했던 과거를 떠올렸다.
야마모토는 30일 일본 오사카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스포츠호치, 베이스볼 킹 등 일본 언론은 "야마모토의 다저스 입단 기념 기자회견에는 방송 카메라 12대가 자리했고, 취재진 70명이 몰렸다"고 취재 열기를 묘사하며, 야마모토의 주요 코멘트를 전했다.
야마모토는 지난 28일 다저스와 12년 최대 3억2천500만 달러(약 4천215억원)에 계약했다. 뉴욕 양키스와 9년간 3억2천400만 달러에 계약한 게릿 콜의 총액을 100만달러 넘어서는 역대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 보장액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한 뒤 일본으로 돌아온 야마모토는 일본 취재진을 위한 자리도 마련했다.
야마모토는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7년 동안 뛴 덕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며 "나는 축복받은 사람이다. 지도자와 구단에서 내 몸을 진심으로 아껴줬다. 무리한 등판을 하지 않았다"고 전 소속팀 오릭스에 고마움을 표했다.
조금 더 고마운 사람도 있다.
야마모토는 "야마구치 가즈오 스카우트 덕에 프로 무대에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고교 시절에 나는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상위에 지명될만한 선수가 아니었다. 프로 직행이 아닌 사회인 야구팀 입단을 고민했다"고 떠올렸다.
고교 시절 야마모토는 다리 부상 여파로 많은 경기에 등판하지 못했다.
야마모토 자신도 사회인 야구팀에 입단해 실력을 키운 뒤, 프로에 진출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야마구치 스카우트는 오릭스 구단을 설득해 4라운드에서 야마모토를 지명했고, 야마모토의 프로 직행을 끌어냈다.
야마모토는 2017년 오릭스에 입단해 7년 동안 172경기 70승 29패 1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1.82를 올렸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는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1위를 독식하며 일본 퍼시픽리그 최초로 3년 연속 투수 4관왕에 올랐다.
평균 시속 153㎞, 최고 159㎞의 빠른 공과 평균 시속 144㎞의 스플리터를 주로 던지는 야마모토는 구속을 시속 120㎞대로 낮춘 커브도 갖췄다. 컷패스트볼과 슬라이더도 던진다.
야마모토는 2019년 프리미어 12, 2021년 도쿄 올림픽,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대회에서도 일본 핵심 투수로 활약했다.
일본프로야구와 국제 대회에서 검증을 마친 야마모토가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자, 메이저리그 구단의 구애가 이어졌고 야마모토는 다저스행을 택했다.
다저스는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오타니 쇼헤이(29)와 10년 총 7억 달러(약 9천200억원)에 계약한 뒤, 야마모토까지 잡았다.
야마모토는 "오타니가 다저스행을 압박하지는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세계 최고인 오타니와 같은 팀에서 뛰는 건 정말 특별한 일이다. 오타니와 함께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야구를 평정하고도 "마운드에 설 때 늘 자신이 있었던 건 아니다. 더 좋은 투구를 하고자 늘 애썼다"고 회상했다.
동경했던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두고는 조금 다른 마음을 품었다.
오타니는 올해 3월 22일(한국시간) 미국과의 2023 WBC 결승전을 앞두고 일본 대표팀 동료들에게 "단 한 가지만 말하겠다. 오늘은 미국을 동경하지 말자. 1루에 폴 골드슈미트가 있고, 중견수에는 마이크 트라우트가, 다른 외야 한 자리에는 무키 베츠가 있다. 누구나 들어본 이름이다. 그러나 오늘 하루만은 그들을 동경하는 마음을 버리자"며 "미국을 동경하면 그들은 넘어설 수 없다. 우리는 그들을 넘어서기 위해, 세계 제일이 되기 위해 이곳에 왔다. 이기는 것만 생각하자. 가자"라고 외쳤다.
당시 일본 대표팀 후배로 오타니의 '명연설'을 들으며 빅리거의 꿈을 더 키웠던 야마모토는 이제 전 세계 야구팬의 기대 속에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른다.
야마모토는 오타니의 연설을 인용해 "빅리그를 동경하던 마음을 완전히 버리겠다"고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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