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지역상권’ 살리기… 성남시, 구원투수로 나섰다 [인사이드경기]

이명관 기자 2023. 12. 3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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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상권 트렌드’ 새바람
‘특화거리’ 잇단 선정… ‘명소화’ 부활 시동
‘힙스토어 발굴’ MZ세대 고객들 마음 사로잡기
지난해 11월 성남시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업무 협약을 통해 모란의 기름 골목 일대를 백년기름특화거리로 지정했다. 성남시 제1호 특화거리 ‘백년기름특화거리’ 모습. 성남시 제공

 

성남은 백화점, 쇼핑몰 등 대규모 점포를 비롯해 전통시장, 골목형 상점가, 5일장 등 다양한 상권이 공존하고 있다. 이를 보존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시는 지역 상권 활성화 및 소상인 지원 정책과 사업을 펼쳐 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촉발된 유통 환경과 소비 패턴의 급변화로 인해 전통 지역상권의 침체는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특히 대형 온라인 유통 플랫폼의 영향력에 경쟁력 확보는 어려워졌다. 이에 시는 이런 지역 상권의 상황을 직시하고 상인들의 의견을 반영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성남의 새로운 상권 트렌드를 주도할 신규 사업에 대해 알아봤다.

성남시는 지역의 문화 및 자원과 연계해 해당 상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특화된 거리를 조성하는 특화거리 사업을 추진한다. 성남시 제공

■ 성남 문화·자원 연계해 차별화된 경쟁력 선보일 ‘특화거리 사업’

성남은 제1호 특화거리로 ‘백년기름특화거리’를 선정해 지난해 11월 특화거리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모란시장의 기름 골목 일대는 기름을 주업으로 하는 백년 장인, 백년 소공인들이 밀집한 거리로 골목 입구부터 고소한 기름 냄새가 진동해 많은 고객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이어 지난 5월 시는 전집, 두부집, 막걸리집 등 등산객에게 특화된 음식점이 밀집된 ‘청계산음식문화특화거리’를 제2호 특화거리로 지정했다. 시는 봄철 철쭉제와 연계한 청계산 힐링빛 축제 개최를 통해 청계산음식문화특화거리를 널리 알렸다.

또 지난 6월에는 이색적인 카페와 다양한 소품 가게가 밀집한 ‘백현카페문화특화거리’가 제3호 특화거리로 지정됐다. 시는 수변로 중심에 있는 분수대를 도시의 거실 콘셉트로 리뉴얼해 문화거리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했다.

해당 사업은 지역의 문화 및 자원과 연계해 해당 상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특화된 거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상권은 단순한 소비 공간을 넘어 특화된 강점을 지닌 특화거리로서 새로운 브랜드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골목상권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시는 내년에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는 매년 2개소씩 확대해 골목상권의 잠재적인 경쟁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또 우수한 사업 성과가 있는 특화거리의 경우 사업 기간 및 예산 투입을 확대해 체계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성남시는 성남의 대표적인 브랜드 상권을 조성하기 위해 로컬상권 육성 사업을 추진한다. 성남시 제공

■ 성남 대표 브랜드 상권 조성할 ‘로컬상권 육성 사업’

소규모 골목상권을 대상으로 하는 특화거리 사업이 있다면 중소형 도심상권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사업도 있다. 성남의 대표적인 브랜드 상권을 조성하기 위한 ‘로컬상권 육성’ 사업이다. 사업 추진을 위해 시는 2년간 약 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시는 기존 소비 공간으로 고정된 상권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상권활성화재단에서 상인, 주민, 전문가 등과 협의체계를 구축해 운영하면서 재단에서 기획, 운영, 관리 등 총괄적으로 사업을 담당해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본질적인 상권 고유의 로컬 콘텐츠를 브랜딩해 소비 공간 상권을 문화소비 공간 상권으로 새롭게 디자인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는 모란민속5일장만큼 성남을 대표하는 브랜드 상권을 만들어 간다는 큰 포부를 갖고 있다.

성남시는 성남의 미래 상권 트렌드를 주도할 힙스토어 사업을 추진한다. 성남시 제공

■ 성남의 미래 상권 트렌드를 주도할 ‘힙스토어 사업’

침체된 상권의 영업 환경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상권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도 중요하지만 상권을 대표하는 힙한 점포를 육성하는 사업도 필요하다. 소셜미디어에 민감한 MZ세대에게 중요한 것은 특별한 경험 소비를 할 수 있는 힙한 점포다. 이런 힙한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이 많은 상권일수록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수 있다.

이런 점포들을 선정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 바로 ‘힙스토어 발굴’ 사업이다. 힙스토어(Hyper Local Store)는 슬리퍼를 신고 이용 가능할 정도로 가까운 우리 동네의 특색 있는 점포를 의미한다.

힙스토어 선정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소비트렌드 계층의 관심이 우선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시는 전국 최초로 시민 참여형 점포 경쟁 오디션 형식으로 힙스토어를 선정한다. 서류 및 전문가 심사를 진행한 후 최종적으로는 온라인 인기투표를 통한 오디션 형식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점포 경쟁 오디션 흥행을 위해 시는 서류 및 전문가 심사를 통과한 점포를 대상으로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다. 또 인플루언서와 연계한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사전 홍보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힙스토어로 선정된 점포에 점포 디자인 개선 비용을 지원하고 시가 제작한 인증 현판도 수여한다.

이와 함께 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마케팅으로 시의 미래 상권을 이끌어갈 청년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힙스토어 육성’ 사업도 추진한다. 지원 대상은 성남시에서 1년 이상 영업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점포형 청년 상인이다. 청년 상인이 운영하는 점포가 힙스토어로 성장해갈 수 있도록 경쟁력 강화 교육을 지원한다. 또 사업에 선정된 청년 상인이 청년을 고용하면 3개월간 인건비를 지원, 안정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상권이 회복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결국 우리 동네 가까운 곳에서 소비가 이뤄지는 로코노미(local+Economy)가 확산돼야 한다”며 “상권을 단순한 소비 공간이 아닌 문화소비 공간으로, 그리고 누구나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상진 시장은 “일회성 이벤트, 경품 행사 등으로 상권을 활성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상권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상인회가 실질적인 경쟁력을 향상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상권 변화에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다”며 “가고 싶은 상권, 방문하고 싶은 힙한 점포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널리 홍보해 상권 활성화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관 기자 mklee@kyeonggi.com
안치호 기자 clgh106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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