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브릭스 가입 않기로···‘아르헨의 트럼프’ 극우화 시동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신흥국 경제협력 모임인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남아프리카공화국)에 가입하지 않겠다고 공식 표명했다. 전임 대통령의 가입 결정을 4개월 만에 뒤집은 것이다.
29일(이하 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매체 라나시온 등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브릭스 회원국 정상에게 서한을 보내 “현 시점에서 아르헨티나가 브릭스 정회원에 가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밀레이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제가 며칠간 집권한 현 정부 외교정책 기조는 이전 정부와 여러 면에서 다르다”며 “전 정부에서 내린 일부 결정은 재검토될 것이며, 여기에는 브릭스 가입 실무위(해체)가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아르헨티나는 지난 8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에티오피아와 함께 가입 승인을 받았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극심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과 브라질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가입 시점은 내년 1월로 예정돼 있었다.
밀레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공산주의와는 절연하겠다”고 하는 등 브릭스 핵심국인 중국·러시아 등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는 대신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다만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는 후보 시절처럼 중국을 겨냥해 공공연히 적대감을 드러내는 언행을 삼가고 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브릭스 가입 철회로 인한) 편견 없이 양자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 정부의 의지를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밀레이 대통령은 세자릿수에 달하는 초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지난달 대통령에 당선됐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에 이어 아메리카 대륙에서 또 한번 극우 대통령 탄생으로 관심을 모았다. 그는 당선 후 “아르헨티나의 잃어버린 번영을 되찾겠다”며 “우리나라에 필요한 건 급진적 변화”라고 밝혔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360여개의 규제 철폐를 한꺼번에 모아 ‘메가 대통령령’을 발표했고, 29일 시행에 들어갔다. 임대차 관련 규제와 국영기업의 민영화 방지, 외국인의 토지 매입 제한 등이 철폐된 규제에 포함됐다.
국회 의결이 아닌 대통령 권한으로 수백개의 법률이 개정 또는 폐지되면서 위헌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고 현지 매체 인포바에가 보도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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