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후 기억력 감퇴…치매일까요?[뇌졸중 극복하기]
뇌경색 여러 번 발생하면 혈관성 치매 위험도↑
고혈압 흡연 음주 조절만 해도 충분히 예방 가능
서울대 의대 학사, 석·박사를 거친 김태정 서울대병원 신경과·중환자의학과 교수는 현재 대한뇌졸중학회에서 홍보이사를 맡고 있다. ‘뇌졸중 극복하기’ 연재 통해 뇌졸중이 치료 가능한 질환임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여기가 어디? 기억이 가물가물
202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치매 환자 중 75% 이상 차지하는 것은 알츠하이머 치매이지만 다음으로 10% 정도를 차지하는 것은 바로 혈관성 치매 환자다. 그 비율 차이는 크지만 전체 치매 중 혈관성 치매는 2위를 차지한다. 뇌졸중은 바로 이 혈관성 치매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뇌졸중이 발생하고 난 이후에는 뇌졸중 위치나 침범 정도에 따라서 혈관성 치매가 발생할 수 있는데, 뇌졸중 발생 후 1년 이내에는 10% 이내 정도, 5년 이내에는 30% 이상에서 혈관성 치매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혈관성 치매는 그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다발성 뇌경색에 의한 치매와 인지기능과 관련된 뇌부위인 전략적 부위에 발생하는 △단일 뇌경색에 의한 치매 △피질하 소혈관 질환 등에 의한 치매 등으로 나뉘게 된다. 쉽게 말하면 뇌경색이 여러 번 발생하거나 인지기능과 관련된 부위에 뇌경색이 발생했을 경우 혈관성 치매의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위험도는 뇌졸중 중증도가 높을수록 더 높아지게 된다. 뇌졸중 환자는 뇌졸중 발생과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으나, 무증상성 뇌졸중 병변이나 소혈관 질환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인지기능 저하로 병원을 찾았다가 뇌영상검사를 통해 관련 병변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혈관성 치매의 증상은 어떤 게 있을까? 혈관성 치매 증상은 뇌졸중의 원인이 되는 뇌혈관 위치나 침범 정도에 따라 증상의 종류나 정도, 증상 발생 시기가 다양할 수 있다. 주로 나타나는 증상은 기억력 감퇴, 언어 능력 저하, 시공간 파악능력 저하, 판단력 및 일상생활 수행능력의 저하 등의 인지기능 저하가 있고, 무감동, 우울, 불안, 망상, 환각, 배회, 공격성, 자극 과민성, 이상 행동, 식이 변화, 수면 장애 등의 정신행동이상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보면 알츠하이머 치매는 초기에 주로 최근 기억 장애가 나타나고 점진적으로 진행하면서 기억력저하 외에 다른 인지기능의 저하 및 정신행동 증상이 빈번해지며, 말기에 이르면 사지경직, 보행장애, 실금 등의 신체 증상이 출현하는 비교적 일정한 진행 패턴을 보인다. 반면, 혈관성 치매는 인지기능 저하 증상인 기억력 저하 정도에 비해 주의 집중력, 전두엽기능, 언어기능, 등 다른 인지 기능의 저하가 두드러지기도 하고 성격변화 등이 초기에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보통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가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나이가 들면서 여러 뇌혈관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들이 많아 결국 수년이 지나면 두 가지가 같이 있는 혼합형 치매가 되는 경우도 많다.
혈관성 치매 막을 방법은 이것
그렇다면은 혈관성 치매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혈관성 치매의 중요한 원인인 뇌졸중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다. 뇌졸중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방세동, 흡연, 음주 등을 조절해 뇌졸중 발생을 최대한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위험인자들은 뇌졸중을 발생시키기도 하고 혈관성 치매의 주요 원인인 소혈관질환을 발생시키기도 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이러한 요인 조절이 중요하다.
또 뇌졸중이 발생하면 뇌졸중 중증도가 심할수록 이후 치매가 발생할 위험도도 높아지기 때문에 뇌졸중 증상이 발생한 경우 가능한 1분 1초라도 빠르게 병원에 방문해 초급성기 치료를 받고 그 후유장애를 최소화해야 한다.
혈관성 치매는 혈관 위험인자를 최대한 조절하면 그 발생위험을 줄일 수 있는 치매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스스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과 같은 심뇌혈관 질환 위험인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있다면 적극적으로 조절하고 꾸준하게 관리를 받아야 뇌졸중과 혈관성 치매를 동시에 예방할 수 있다.
이지현 (ljh4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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