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채 몬시뇰 장례미사, '한국 천주교 지성' 영원히 잠들다

이수지 기자 2023. 12. 3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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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계의 지성으로 불린 정의채(바오로) 몬시뇰의 장례미사가 30일 진행됐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30일 주교좌 명동대성에서 열린 정 몬시뇰 장례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정의채 몬시뇰은 우리 교회 뿐만 아니라 사회의 큰 어른이고 지성이었다"며 "세계의 사랑과 평화를 위한 혜안으로 존경받으신 분"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미사에는 정 몬시뇰의 유족과 수도자, 신자들도 참석해 명동대성당을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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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30일 명동성당에서 진행된 정의채 몬시뇰 장례미사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2023.12.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한국 천주교계의 지성으로 불린 정의채(바오로) 몬시뇰의 장례미사가 30일 진행됐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30일 주교좌 명동대성에서 열린 정 몬시뇰 장례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정의채 몬시뇰은 우리 교회 뿐만 아니라 사회의 큰 어른이고 지성이었다"며 "세계의 사랑과 평화를 위한 혜안으로 존경받으신 분”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정 대주교는 "늘 우리 교회와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시고 앞장서 실천하신 분”이라며 “권력에 기울지 않고 바른 말씀으로 사회의 지표가 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순간까지 착한 목자의 삶을 다 했다"고 덧붙였다.

정 대주교는 신학생 시절부터 주교수품 후까지 있었던 정 몬시뇰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서울=뉴시스] 30일 명동성당에서 진행된 정의채 몬시뇰 장례미사 (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2023.12.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장례미사는 염수정 서울대교구 추기경과 교구장, 정 대주교, 유경촌 주교, 구요비 주교,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와 사제단이 공동 집전했다.

미사에는 정 몬시뇰의 유족과 수도자, 신자들도 참석해 명동대성당을 가득 메웠다.

미사 후 정 몬시뇰의 관은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원으로 운구, 성직자 묘역에 안장됐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원로 정의채(세례명 바오로) 몬시뇰이 27일 노환으로 선종했다고 전했다. 2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 지하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정 몬시뇰 위령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2023.12.28. kch0523@newsis.com


정 몬시뇰은 지난 27일 향년 98세에 노환으로 선종했다.

1925년 평안북도 정주군에서 태어난 정 몬시뇰은 1953년 사제수품을 받았다. 가톨릭대학을 졸업하고 부산 초량본당과 서대신본당에서 보좌신부로 사목한 뒤 로마 우르바노대학교 대학원과 그레고리안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했으며 우르바노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 뮌헨대학교와 S.J.철학대학에서도 철학을 공부했다.

1961년부터 1984년까지 가톨릭대학 신학부(現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교수로 지내며 부학장과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불광동본당·명동본당 주임신부를 지낸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 학장을 맡으며 후학을 양성했다.

정 몬시뇰은 1990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특명으로 제8차 세계주교시노드(주교대의원회의) 정기총회에서 ‘가톨릭 종합대학 안에서의 신학생 양성’에 대해 특별강연을 했다. 1991년에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1992년부터 2009년까지 서강대 석좌교수를 지냈고, 2005년 몬시뇰에 임명됐다. 올해는 정 몬시뇰이 사제수품을 받은 지 70주년이 되는 해다.

생전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이 1987년 10월 죽음을 한 달여 앞두고, '신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 ‘신이 인간을 사랑했다면 왜 고통과 불행과 죽음을 주었는가’, '신은 왜 스탈린이나 히틀러 같은 악인을 만들었나' 등 24가지 질문을 전달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정 몬시뇰은 답변을 준비했지만 이 회장이 별세해 답을 들려줄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로 종교인으로서 진보·보수를 넘어 노무현, 이명박 등 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저서와 역서로 '형이상학', '존재의 근거 문제', '삶을 생각하며', '사상과 시대의 증언', '현재와 과거, 미래를 넘나드는 삶', '모든 것이 은혜였습니다', '철학의 위안', '중세 철학사' 등을 집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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