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21세기 최고 명장' 안첼로티, 브라질 안 가고 레알과 '동행'... 2026년까지 재계약, '선수들 신뢰' 통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29일(현지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안첼로티 감독과 2026년 6월 30일까지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내년 6월까지 계약이었던 안첼로티 감독은 2년 더 레알 마드리드를 지휘하게 됐다.
안첼로티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감독을 지난 뒤 2021년 다시 지휘봉을 잡아 현재까지 재임했다.
그동안 들어 올린 트로피만 10개에 이른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2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2회, UEFA 슈퍼컵 2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1회,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2회, 스페인 슈퍼컵에서 1회 우승을 차지했다.
레알 1기 시절인 2013~2014시즌, 2014~2015시즌도 훌륭했다. 리오넬 메시가 버틴 '라이벌' 바르셀로나에 밀려 리그 정상에 오르진 못했지만 코파 델 레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또 2014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꺾고 UCL 빅이어를 안았다. 안첼로티 감독이 경질되자 팬들은 구단 SNS에 "안첼로티는 돌아와라"는 문구를 도배하기도 했다. 특정 선수의 무리한 기용 등 선수 혹사 문제도 있었지만 팬들은 그의 부재를 그리워하며 안첼로티 감독을 경질한 페레스 회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또 리그앙 파리 생제르맹(PSG)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리그 우승을 이끌어 유럽 5대 리그에서 모두 우승한 놀라운 타이틀을 보유했다.
그의 지도력은 UCL에서 더욱 빛난다. UCL 우승만 4회 기록을 갖고 있고 현재까지 대회 118승으로 역대 최다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축구 전문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안첼로티는 프로 통산 600승이 넘어 21세기에 가장 많은 승리를 맛본 감독이다. 뿐만 아니라 5대 리그 우승 및 UCL 최다 결승 진출, 최다 우승,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알렉스 퍼거슨 경,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함께 21세기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그러자 스페인 언론들도 안첼로티가 레알을 떠날 경우 자네딘 지단 복귀,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엘 레버쿠젠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사비 알론소의 부임을 예상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 축구 이적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안첼로티 감독이 2024년 6월부터 브라질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다"고 전해 안첼로티의 국가대표 감독 부임은 사실이 되는 듯했다. 브라질축구연맹 회장은 안첼로티에게 날아가 협상을 두 차례나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안첼로티 감독은 '알 수 없음'으로 대응했다. 당시 그는 스페인 언론의 집요한 질문에 "내 거취에 대한 해답은 곧 알려진다. 레알에서 시즌 끝까지 머문다. 계약 마지막 날까지 레알의 재계약을 기다리는 것이냐고 묻는 다면 '그렇다'라고 대답하겠다"라고 레알에서 더 머물고 싶은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 사이 브라질 축구계 상황도 안 좋았다. 에드날두 회장이 지난해 연맹 회장 선거 과정에서 규정 위반을 한 사실이 수면 위로 올라 최근 회장직에서 퇴출당했다. 평소 국가의 정치 개입을 하지 않는 국제축구연맹(FIFA)도 브라질 정부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BBC에 따르면 FIFA가 브라질에게 코파 아메리카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 자격을 박탈할 수도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도 '오일머니'를 앞세워 안첼로티 감독을 유혹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첼로티 감독은 "난 현재가 좋고 사우디에서도 '전화' 한 번 오지 않았다'며 "난 돈이 중요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랐다. 돈은 큰 이유와 가치가 되지 못한다"고 사우디에 가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안첼로티 감독이 올 시즌 레알을 성공적으로 이끌자 때마침 페레스 레알 회장과 재계약 협상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들려왔다. 스페인 '마르카'는 "둘은 편하게 재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레알 보드진은 여전히 안첼로티 감독을 신뢰하고 있다. 다음 시즌에도 안첼로티가 레알을 지휘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결국 안첼로티 감독의 다른 팀 부임은 이뤄지지 않았다. 브라질행 대신 '친정'과 같은 레알과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현재 레알은 라리가 14승3무1패(승점 45)로 2위 지로나에 골득실이 앞서며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즌 초반 에데르 밀리탕이 십자인대를 다치고 티보 쿠르투아가 부상을 당하는 등 핵심 전력들이 이탈했음에도 6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8월에 라리가 '이달의 감독상'을 받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비판도 있었다. 6라운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마드리드 더비'에서 불안한 경기력을 보이며 1-3으로 패했다. 오렐리앙 추아메니가 부재한 레알의 중원은 아틀레티코 중원에 완전히 압도 당하며 시즌 첫패를 기록했다. 패배는 안첼로티 감독의 전술적 패착이었다면 레알 보드진이 안첼로티 감독에게 큰 불만을 쏟았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하지만 이후 레알은 리그와 UCL에서 17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안첼로티 감독은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첼시 시절에도 당시 주장이었던 존 테리는 "가장 좋아하는 감독은 조세 무리뉴 감독이고 2등은 안첼로티 감독이다. 하지만 선수 관리 측면에서 안첼로티가 1등이다. 명문팀 감독을 오랫동안 지내며 젊은 선수들까지도 잘 다룬다. 그의 능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라고 추켜 세웠다. AC 밀란 시절에 젠나로 가투소가 골을 넣으면 안첼로티 감독에게 달려가 격한 세리머니를 해도 웃어넘기는 모습은 그와 선수단의 높은 친밀도를 보여준다.
과거 레알에서 안첼로티 감독에게 지도를 받았던 세리히오 라모스는 "안첼로티 감독은 내가 지금까지 겪은 감독 중 최고 사령탑이다. 유럽 최고의 클럽만을 이끌어 온 명장인데다 선수가 가진 힘을 최대한 끌어내는 능력을 가졌다"고 전했다.
PSG 시절 인연을 맺은 마르코 베라티도 "안첼로티 감독은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쳤다. 무엇보다 매우 따뜻한 사람이다. 나뿐만 아니라 PSG 선수들은 그에 대해 좋은 기억이 많다"며 "언젠가 다시 안첼로티 감독의 밑에서 축구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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