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북극항로 뚫린다…'푸틴의 꿈' 현실로?

김서연 기자 2023. 12. 30. 13: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홍해 위기로 '북극항로' 주목...기후 변화로 열리는 '제3의 길'

홍해 상에서 민간 상선에 대한 후티 반군의 공격이 계속되면서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항로가 위험해졌습니다.

아프리카 남단으로 우회하는 해운사들은 늘어난 운항 거리와 운송 비용 때문에 고민이 큰 상황입니다.

이 틈을 타 러시아는 북극항로를 이용하라며 홍보하고 나섰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극 항로가 수에즈 운하보다 몇 배 효율적"이라며 적극적으로 추천했습니다.

갑자기 왜, 러시아는 북극항로를 열어주겠다는 걸까요?

'제3의 길' 북극항로, 뭐길래?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지나 대서양과 태평양을 최단 거리로 잇는 해운 항로입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북동항로'와, 북미와 유럽을 잇는 '북서항로'로 나뉩니다.

이 중 러시아 해역에 속한 북동항로를 이용하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기존 항로보다 운항 거리가 30% 이상 줄어듭니다.

다만, 북극 바다가 완전히 얼어붙는 겨울철엔 항해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빙하가 급속히 녹으면서 항해할 수 있는 기간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2035년이면 연중 상시 운항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푸틴의 꿈? 북극항로에 “사활 걸었다”



러시아는 자국 연안에 걸쳐 있는 북극 항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입장에서 북극항로의 주도권 확보는 중대한 전략 사안입니다.

[권오경/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얼지 않는 항로를 가지는 게 국가적인 꿈이죠. 최근에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이랄까 또 이런 제재 때문에 에너지를 수출하려면 자기들은 꼭 이제 북극 항로를 이용해야 하는 그런 어떤 절대적인 필요성이 있는 거죠."

얼음을 부수면서 항해할 수 있는 핵 추진 쇄빙선을 건조하고 항구를 건설하는 등 북극항로 개발에 대대적인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을 구축하는 데도 열심입니다.

지난 19일엔 러시아와 중국은 양국 총리가 만난 회담에서 발트 해와 베링 해를 잇는 북극 항로를 공동 개척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미국도 나섰다…대륙붕 일방 확장 선언



러시아가 북극 항로 개발에 앞장서자 미국도 견제에 나섰습니다.

지난 19일 미국은 우리나라 면적의 10배에 달하는 북극 해역을 자국 대륙붕으로 확장했다고 선언했습니다.

대륙붕은 연안국의 바다 아래에 있는 땅으로 천연가스와 석유 등이 풍부해 자원의 보고로 불립니다.

하지만 관련된 국제법 절차대로 비준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하며 "북극에서 일방적인 경계 확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북극 지분 탐내는 나라들...인접국들 '군침'



북극권에 인접한 다른 국가들도 북극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캐나다와 덴마크, 노르웨이 등은 북극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고, 중국도 근 북극 국가라며 이른바 '빙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제성훈/ 한국외대 러시아어과 교수]
"많은 나라가 이게 대안적인 루트라고 보는 거예요. 뭐든지 독점은 나쁘다고 보는 거죠. 지금 수에즈 운하를 거쳐 가는 이 항로는 지나치게 미국이 독점하고 있어요. 중국 심지어는 일본도 그 대안을 만들고 싶어 하는 거죠."

'꿈의 항로' 드디어 현실로?


북극항로가 활성화되면 수출 중심 무역 국가인 우리나라에도 분명한 이득입니다.

하지만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청정 북극의 환경파괴 문제도 있는 만큼, 아직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