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오염수에 이어…日, 후지산 화산재도 바다에 버린다

"1707년 규모로 폭발시 화산재, 도쿄돔 390개 분량"

일본 후지산 EPA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원자력발전소 오염수에 이어 화산재도 바다에 버린다는 방침을 정했다. 일본 해양오염방지법은 폐기물을 바다에 버리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데, 이를 피해 가는 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요미우리신문은 30일 일본 정부가 후지산이 대규모로 폭발해 화산재가 수도권에 대량으로 쌓일 경우 화산재를 해양에 투기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후지산이 1707년 '호에이(寶永) 분화' 규모로 폭발할 경우 화산재를 공원, 운동장 등에 임시로 보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용지가 부족할 가능성이 큰 만큼 해양 투기를 허용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중앙방재회의는 후지산이 1707년 분화와 같은 규모로 폭발할 경우 제거해야 하는 화산재의 양이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발생한 재해 폐기물의 10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제거해야 하는 화산재 양은 4억9000만㎥로, 도쿄돔 390개 분량이다. 일본 정부는 내달 전문가 회의에서 화산재 해양 투기 방안을 논의한 후 내년 봄에 수립하는 화산재 대책 지침에 이를 반영할 계획이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후지산은 화산재가 바람을 타고 16일간 떨어져 도쿄 도심까지 닿은 1707년 분화 이후 300년 넘게 폭발하지 않았다. 과거 5000년을 돌아보면 폭발 공백기가 가장 긴 것으로, 그만큼 폭발 시 위력이 클 수 있음을 시사한다. 폭발 시 2주간 도쿄 도심에 약 10㎝, 후지산과 가까운 가나가와현과 야마나시현에는 30㎝ 이상의 화산재가 쌓일 것으로 예측됐다.

화산재는 자연적으로 생성된 물질인 만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가 있지만, 실제로 투기하기 전에 화산재 표본을 조사해 환경 영향을 판단한 뒤 투기하는 쪽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