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채소 사먹기 겁나요" 농산물 소비자물가 1년새 6% 상승

김나경 2023. 12. 3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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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과 채소 등 농산물 소비자물가가 올해 1년 동안 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장바구니 물가 오름세에 서민 체감 경기가 악화된 가운데 내년 하반기 이후에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부처에 따르면 올해 농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6%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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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폭염 등 계절적 요인에 전염병 악재
가을 배추 한 포기 1만원까지 올라
'슈링크플레이션 안 돼' 정부에서 각종 대책
한은 "내년 4·4분기 이후 물가상승률 2%로 하향"
2년 연속 물가 상승률이 3% 넘는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29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고,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를 기록했다. 뉴스1

올해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물가지수는 식품이 5.6% 오르면서 전년 대비 3.9% 상승했다. 외식 물가는 6.0% 상승하면서 지난해(7.7%)에 이어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그래픽=뉴시스

[파이낸셜뉴스]과일과 채소 등 농산물 소비자물가가 올해 1년 동안 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장바구니 물가 오름세에 서민 체감 경기가 악화된 가운데 내년 하반기 이후에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부처에 따르면 올해 농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6% 상승했다. 12월에는 농산물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15.7% 올랐다. 11월(13.6%)에 이어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한 것이다. 2021년 5월(14.9%) 이후 3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농산물 물가가 급격하게 오른 건 폭우와 폭염 등 계절적 요인에 동·식물 전염병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사과가 54.4%, 토마토가 45.8% 올라 급등했다. 사과 10kg 도매가는 전국 평균 9만원에 달해 1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올랐다.

상추류 소매가는 여름철 100g당 1000원 수준에서 한 달 만에 2배 오르기도 했다. 여름 폭우 영향이다. 가을에는 배추가 한 포기 4000원대에서 2개월 만에 1만원까지 올랐다.

소고기 가격은 럼피스킨병 확산으로 지난 10월 하루 만에 13.1% 상승했다.

가공식품 중에서는 아이스크림이 15.4% 올랐고 빵 물가도 5.3% 상승했다. 지난 10월부터 원유가격이 리터(L)당 88원 오르면서 흰 우유와 가공식품 가격이 잇따라 올랐기 때문이다. 흰 우유는 1L당 3048원(지난 11월 28일 기준)으로 전년(2783원) 대비 9.5% 올랐다.

원유업계에서도 원가·생산비용이 올랐다며 가격을 인상했다. 서울우유는 흰 우유 '나100%' 200㎖ 편의점 가격을 1100원에서 1200원으로 9.1% 인상 했다.

이외에도 남양유업, 동원 F&B, 빙그레 등도 제품 가격을 7~11% 수준에서 인상했다.

정부는 비축 물량을 늘리고 업계를 찾아 물가안정 협조를 당부하는 등 각종 물가관리 대책을 시행했다. 농산물은 비축 물량을 확대해 변동폭이 커지는 상황에 즉시 내놓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동서식품과 삼양식품, 농심, 빙그레 등 가공식품 제조업체를 찾아 물가안정 협조를 당부했다.

가격을 그대로 두고 제품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용량 변경 사실을 알리고, 이를 어기면 최대 1000만원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문제는 내년에도 물가상승률이 쉽게 둔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9일 '2024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물가가 내년 4·4분기 이후에나 목표 수준(2%)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란 확신이 들 때까지 충분히 장기간 긴축기조를 지속하겠다"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내년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2%대 초중반을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수요 측 물가압력이 약해져 추세적 둔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이 가격에 전가되면서 (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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