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폴란드 "법무장관·검찰총장 다시 분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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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권교체가 이뤄진 폴란드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을 분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폴란드도 원래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다른 자리였는데 지난 정권 시절 '사법개혁'을 명분 삼아 하나로 합쳐 버렸다.
3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아담 보드나르 신임 폴란드 법무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현재 겸직 중인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을 분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란드는 PiS 정부가 집권하던 2016년 검찰청법을 고쳐 법무장관으로 하여금 검찰총장을 겸임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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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사법개혁' 내세웠으나 실은 '檢 장악' 의도
신임 정부, "檢 독립 필요하다"는 EU 권고 수용키로
최근 정권교체가 이뤄진 폴란드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을 분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별도로 존재하는 한국 제도에 익숙한 독자들한테는 다소 이상하게 들릴 법하다. 폴란드도 원래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다른 자리였는데 지난 정권 시절 ‘사법개혁’을 명분 삼아 하나로 합쳐 버렸다.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지낸 도날트 투스크가 폴란드의 새 총리가 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투스크는 정권교체 이전 야권의 총리 후보일 때부터 지난 법과정의당(PiS) 정부 시절 이뤄진 사법개혁을 ‘개악’으로 규정하며 원상회복 의지를 공공연히 밝혀왔다.
폴란드는 PiS 정부가 집권하던 2016년 검찰청법을 고쳐 법무장관으로 하여금 검찰총장을 겸임케 했다. 이는 당시 야당으로부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검찰 수사의 공정성을 위협하는 조치”라는 비판을 받았다. 법무장관은 정치인이고 무엇보다 총리가 직접 이끄는 내각의 일원이다. 그런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겸직한다는 것은 검찰이 독립성을 잃는다는 뜻으로 정권에 불리한 수사는 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EU까지 나서 “법치주의 후퇴에 해당한다”며 시정을 요구한 이유다.
물론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같은 사람이라고 해서 검찰 수사의 독립성이나 공정성이 반드시 훼손된다고 볼 수는 없다. 미국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국도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을 한 사람이 맡는다. 엄밀히 말하면 내각의 일부로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가 존재하긴 하는데, 그 법무부의 장을 법무장관(Secretary of Justice)이 아닌 검찰총장(Attorney General)이라고 부른다. 간략히 정리하면 검찰총장이 법무장관을 겸임하는 셈이다.
그러나 폴란드의 사정은 미국과 다르다. PiS 정부가 검찰청법 개정을 강행한 목적 자체가 검찰을 행정부에 완전히 종속시키는 것이었다. 총리의 부하인 법무장관이 검찰을 틀어쥐게 되면 검찰 입장에선 정권에 불리한 수사를 아예 할 수 없게 된다. PiS 정권 시절 폴란드가 EU 본부는 물론 프랑스, 독일 등 주요 회원국들로부터 “법치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들은 이유다.
다만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검찰청법 재개정에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가 변수다. 폴란드는 총리 위에 국민 직선으로 뽑힌 대통령이 있는 이원집정제 구조다. 두다 대통령은 과거 PiS의 지원으로 두 차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가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을 도로 합치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경우 입법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두다 대통령의 임기는 2025년 8월까지로 그때까지는 총리 및 내각과 대통령 간에 크고 작은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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