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세계의 '핵무기고'가 채워지다…새해에도 핵 위기 우려되는 이유
유사시 미국의 핵우산을 제공받는 한국은 핵보유국 혹은 사실상의 핵보유국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1960년대부터 군축 문제를 연구해 온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시프리)에 따르면, 올해 6월을 기준으로 북한의 핵탄두 수는 30기, 중국의 핵탄두 수는 410기, 러시아의 핵탄두 수는 5,889기로 추산됩니이다. 이는 연구자들이 보수적으로 측정한 편에 속합니다.
미 국방성은 지난 10월 의회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은 500기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했다고 보고했습니다. 북한의 경우, 국내 연구기관에서 최소 50기에서 180기가 넘을 거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추정의 편차가 큽니다.
사실 이들을 포함한 주요국의 핵 군비 경쟁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왜 핵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고 우려하는 걸까요?
핵 줄이기에 앞장섰던 러시아의 '역주행'
푸틴|러시아 대통령 (지난 10월)
"지구상 어디든 도달할 수 있는 핵 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닉 시험(발사)이 최근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우리는 또 초중량 로켓(ICBM)인 사르맛에 대한 작업도 거의 완료했습니다."
북극권의 러시아 노바야제믈랴 제도 핵 실험장에서는 2021년 이후 건물 증축 등의 작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2022년 1월 3일 다른 핵보유국 5개 나라 정상들과 함께 "핵전쟁에 승자가 있을 수 없고 결코 싸워서도 안 된다", "핵무기는 그것이 존재하는 한 방어적 목적과 침략 억제, 전쟁 방지에 기여해야 한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는데, 그로부터 불과 한 달 뒤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습니다.
이는 핵무기 포기를 대가로 러시아가 미국, 영국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영토·주권의 보존과 정치적 독립'을 약속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정면으로 위반한 겁니다.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는 1994년 12월 미국·러시아·영국이 우크라이나·카자흐스탄·벨라루스와 체결한 핵폐기 각서를 뜻합니다. 우크라이나 등이 핵무기 포기하는 대신 미국·러시아·영국으로부터 영토·정치적 독립을 보장받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당시 신생독립국이자 '세계 3위' 핵보유국이었던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의 주권과 안전을 보장받으려 핵탄두 1,700기 등 핵무기를 포기했습니다.
루카셴코|벨라루스 대통령 (지난 6월)
"공격을 받으면 핵무기를 사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겁니다."
사실 이러한 움직임은 예전부터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전 세계적인 군비 경쟁 강화 추세 속에 지난 2019년 미 트럼프 행정부가 중거리핵전력조약 (INF)을 탈퇴한 이후, 사거리 500~5,500km 사이의 핵미사일 배치의 족쇄는 이미 풀린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과의 북러 정상회담을 전후해 무기 거래가 계속 포착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핵과 탄도미사일 기술의 북한 이전 가능성마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NPT가 허용한 핵보유국 (P5) 가운데 하나인 러시아가 비핵국가인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핵무기 사용을 위협하는 것도, 북한을 상대로 핵심 기술 이전 가능성을 내비치는 것도 모두 핵무기 확산을 막으려는 옛 소련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오랜 노력을 뒤흔드는 행위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혜영 기자 k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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