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퇴·통합 비대위 수용 불가" 이낙연 "제 갈길 가겠다"

박화선 기자 2023. 12. 3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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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회동을 마친 후 차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오전 비공개 회동을 통해 갈등 봉합을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표가 조만간 탈당 및 신당 창당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회동에서 이 대표는 "당은 기존 시스템이 있다. 당원과 국민의 의사가 있어서 존중해야 한다"며 "따라서 사퇴나 비대위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또 "엄중한 시기인데 당을 나가는 것보다 당 안에서 가능한 길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이낙연 대표님이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는 것은 당을 나가는 게 아니라 당 안에서 지켜 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당에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될 수 있고 실제로 기대치에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당을 나가시는 것이 길은 아닐 것이라는 간곡한 말씀을 드렸다"며 "어떤 경우에도 가능한 길을 찾아서 단합을 이뤄내고 그 힘으로 절망적인 상황 이겨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에게 "다시 한번 깊이 재고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한 뒤 먼저 자리를 떠났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취재진 앞에 서서 "오늘 변화의 의지를 이 대표로부터 확인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확인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형편 없는 폭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단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오늘 민주당의 변화 의지를 확인할 수 없었던 게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탈당할 것인지를 묻자 "차차 말씀드리겠다.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위해서 제 갈 길을 가겠다"라고 답해 사실상 탈당을 시사했다.

그는 "당 안팎에서 충정 어린 제안이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응답을 기다렸으나 어떠한 응답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게 직접 통합비대위 요구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그걸 거부했다"라고 했다.

박화선 기자 hspar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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