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 "어디서 본 듯한 프로그램 론칭 그만"…누리꾼 "사이다 왕창"

방송인 김구라가 방송계에 시원한 일침을 가했다.

지난 29일 오후 8시30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2023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김구라는 '라디오스타'를 16년간, '복면가왕'을 8년간 이끈 공을 인정받아 프로듀서 특별상을 받았다.

무대에 오른 김구라는 "MBC PD들의 특성을 생각해 보니 주관이 강하고 고집도 있고 개성이 뚜렷하다. 그런 성향 때문에 '나 혼자 산다' '복면가왕' '전지적 참견 시점' '무한도전'까지 예능계의 한 획을 그은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근 시상식이 익숙한 게 새 프로그램이 비교적 없어서 그런 것 같다"며 "요즘 PD들이 힘들다. 새 프로그램을 론칭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PD들이 준 상을 받는 사람으로서 나름의 한 마디를 드리고 싶다"며 "프로그램을 론칭하기 힘드니까 안정적으로 하다 보니 어디서 본 듯한 프로그램이 론칭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구라는 "그런 거보다는 이왕 망하더라도 남들이 안 하는 거 하다가 망하는 게 그래도 나중에는 한 사람도, 만든 사람도 '우리가 그때 했던 프로가 조금은 앞서나갔어' 하지 않겠나. 물론 잘되면 좋지만"이라며 "그런 기회가 새해에는 MBC PD들에게 많이 주어졌으면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구라의 수상 소감을 들은 누리꾼들은 "최근 연예대상은 대상 수상자보다 김구라 소감이 더 화제 되는 것 같다" "맞는 말 한다. 김구라 역시 사이다 왕창 부어주네" 등 반응을 보였다.

앞서 김구라는 2019년 SBS 연예대상에서도 속 시원한 발언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유재석, 신동엽, 백종원 등과 함께 8명의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김구라는 대상 후보 인터뷰에서 "'연예대상'도 물갈이를 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며 "5년, 10년 된 국민 프로그램이 많다 보니 돌려먹기식으로 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대상 후보 8명 뽑아놓고 아무런 콘텐츠 없이 개인기로 1~2시간 때우는 거 하면 안 된다"며 "지상파 3사 본부장들 만나서 돌아가면서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광고 때문에 이러는 것 알고 있지만 이제는 바뀔 때가 됐다. 많은 시청자분들이 오랜만에 김구라가 옳은 소리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소신을 전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