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함께] 정신머리 外
김수영 문학상 수상 박참새 첫 시집
서정시의 힘 믿는 시인의 귀환
환경과 생태에 시선 둔 시조집
중국 공산당과 싸우는 중국인들
「정신머리」
박참새 지음 | 민음사 펴냄
제42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자 박참새 시인의 첫 시집이 민음의 시로 출간됐다. 상당한 수준에 오른 작품이 많았다고 평가된 올해 김수영 문학상 투고작 가운데서도 박참새의 시는 활화산처럼 들끓는 에너지로 심사위원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풍부한 문학적 레퍼런스를 토대로 한 과감한 발상과 다채로운 화자, 우회나 주저함 없이 끝까지 시적 주제를 파고드는 정통적인 힘은 비할 데 없이 압도적인 장점이라고 평가받았다.
「고백」
김기준 지음 | 실천문학사 펴냄
1980년 후반 독자에게 엽서를 통해 시를 배달하던 동인들이 있다. 그중 한명이 김기준 시인이다. 시인은 오랫동안 언론인으로 활동하다 서정의 세계로 돌아왔다. 서정시를 향해 많은 이가 의문을 품는 시기다. 서정시의 힘을 믿었던 사람이 시집으로 돌아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 시인은 기자 사이에서 줄타기하지 않는다. 시집은 오직 서정으로 가득 채워졌다. 30년 넘도록 서정시를 생각해 온 시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
「잘 익은 가을 하나」
이은봉 지음 | 동학사 펴냄
1984년에 데뷔한 이은봉 시인의 시 세계는 환경과 자연에 맞춰져 있다. 2020년대에 와서 다시 환경주의운동의 시대가 열렸음을 생각했을 때 그의 시 세계는 아직도 유효하다. 「잘 익은 가을 하나」는 시인의 2번째 시조집이다. 이번 시조집 역시 환경과 생태에 시선을 두고 있다. 시조의 율격을 지키면서 20년 이후의 모습을 침착하게 담는다. 그 사이에 들어간 환경생태학자로서 시선은 그의 시집이 2023년인 지금도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TMI : 정보가 너무 많아서」
캐스 R. 선스타인 지음|열린책들 펴냄
'아는 것이 힘이다' '모르는 게 약이다' 우리 사회엔 정보를 다르게 해석하는 통념이 존재한다. 이 책은 정보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다뤘다. 특히 정책 입안자들이 언제 기업들에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언제 요구하지 말아야 할지 소개한다. 오바마와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고문을 지낸 저자는 "정부는 '알 권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복지'를 위해 정보를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보가 실제로 어떻게 기능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중국 공산당과 싸우는 중국의 지식인들」
김문학 지음|양문 펴냄
저자는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비교문화학자이자 문화비평가다. 그는 중국 내 비판적 반체제 지식인들에게 주목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중국 밖으로 전달해 왔다. 이 책은 2015~2020년 중국 엘리트 지식인들과 나눈 대담을 담았다. '역사학 대가가 밝히는 코로나19 참사의 진실' '법적 측면에서 꿰뚫는 일당 독재의 문제점' '사회학자가 보내는 냉정한 경고' '하층 계급을 대변하는 사회인류학자의 분노' 등 13가지 주제를 다뤘다.
「내 소원은 네가 내 곁에 있는 거야」
월트디즈니 재팬 지음|너와숲 펴냄
디즈니의 대표 캐릭터 '미키 마우스'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줘 왔다. "너는 오늘도 너무나 잘 견뎠어" "네게는 여전히 멋진 것들이 많이 있어"…. 특히 사소하지만 따뜻한 격려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여 줬다. 이 책은 미키 마우스가 전하는 100가지 명언을 담고 있다. 매일을 특별한 날로 만들어 주는 미키 마우스의 말을 되새기다 보면 일상에 설렘과 새로움이 가득찰 것이다.
「의존을 배우다」
에바 페더 키테이 지음 | 반비 펴냄
페미니스트 철학자이자 장애학과 돌봄 이론 분야의 석학인 에바 페더 키테이의 책이다. 키테이는 중증 인지장애를 가진 딸 '세샤'의 어머니로서 딸을 보살핀 경험을 통해 전통철학이 제시해왔던 인격과 존엄성의 개념을 다시 생각한다. 그리고 여태 무능하고 미숙하고 불충분한 삶의 표본으로 여겨졌던 '의존하는 삶'을 '우리'로 상호작용하는 존엄한 삶으로 다시 바라본다. 이 새로운 시선으로 작가는 철학자로서 마주한 여러 문제를 사유한다.
「살아 보니, 진화」
이권우·이명현·이정모·장대익 지음 | 사이언스북스 펴냄
2023년에 환갑을 맞은 도서 평론가 이권우, 천문학자 이명현, 생화학자 이정모가 50대 진화학자 장대익 교수를 만났다. '진화'라는 키워드를 놓고 환갑, 인생, 공부의 의미를 다시 묻는 대담집이다. 찰스 다윈은 150여년 전 진화의 생물학적 개념을 정의했다. 이 오래된 정의는 60세 이후 은퇴를 준비하는 보통 사람에게 어떤 깨달음을 주는지,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하는 정책 결정자들에게는 어떤 아이디어를 주는지 살펴볼 수 있다.
「죽음의 시」
이상실 지음 | 삶창 펴냄
이상실의 새 소설집 「죽음의 시」는 8편의 단편소설을 담았다. 이 단편집에서 비추는 현실은 궁핍에서 탄생한 다양한 삶이다. 표제작인 「죽음의 시」에서는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나온다. 그의 느린 손을 질책하는 정규직 관리사원조차도 이 시스템의 부품일 뿐이다. 자동화 시스템의 부품으로 전락한 노동자들은 가장 위험한 자리에서 아슬아슬한 삶을 이어간다. 작가는 가혹한 노동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상징으로 시를 데려온다.
이지원·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책 제공=문학전문지 뉴스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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