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신인왕, 이정후-야마모토가 아니다? "亞 스타 출신을 루키라고 하기는 좀..."

양정웅 기자 2023. 12. 3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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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LA 다저스 입단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아시아에서 온 '빅네임 신인'들이 합류한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그런데 내년 신인왕은 이들이 아닐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9일(한국시간) MVP와 사이영상, 신인왕, 감독상 등 2024시즌 빅리그 주요 수상자를 예측하는 시간을 가졌다.

MLB.com은 내년 아메리칸리그 MVP로 후안 소토(뉴욕 양키스)를 꼽았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내셔널리그로 갔고,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도 건강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한 매체는 "소토는 FA를 앞두고 있고, 애런 저지 앞 타순에서 나선다"며 긍정적인 면을 분석했다.

또한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를 내셔널리그 MVP로 예상한 후 "다저스의 오타니와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은 MVP 투표에서 표를 나눠먹을 것이고,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는 올해만큼의 활약은 아닐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루수 자리에 적응한 하퍼는 개인 3번째 MVP를 차지하고 명예의 전당 입성을 굳힐 것이다"고 예상했다.

MVP만큼이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곳이 바로 신인왕이다. 특히 내셔널리그의 경우 이정후(샌프란시스코)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다저스), 1998년생 동갑내기 선수가 아시아 리그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친 후 메이저리그 무대를 노크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폴 스케네스. /AFPBBNews=뉴스1
그런데 MLB.com은 두 선수가 아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유망주 폴 스케네스(21)를 내셔널리그 신인왕으로 예상했다. 물론 스케네스 역시 잠재력이 충만한 선수다. 올해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받은 그는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전 워싱턴)나 게릿 콜(뉴욕 양키스)의 대학 시절에 비견될 정도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매체는 스케네스에 대해 "좋은 신체조건에 위력적인 속구, 까다로운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을 지닌 평범하지 않은 유망주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스트라스버그 이후 최고의 투수 기대주라고 할 수 있다"며 "내년 시즌 어느 정도 이닝을 소화하면서 신인왕 경쟁에 뛰어들 정도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입단 소감을 밝히며 환히 웃고 있는 야마모토 요시노부(왼쪽). /AFPBBNews=뉴스1
물론 매체도 야마모토의 능력을 무시한 건 아니었다. MLB.com은 "야마모토가 신인왕 유력 후보로 인기를 끌 것이고 그럴 이유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해외 프로리그에서 온 스타플레이어를 루키로 분류하는 것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일본 등 해외리그에서 온 선수들에게 신인왕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논쟁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1995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이었던 노모 히데오는 이미 NPB에서 MVP와 사와무라상까지 수상했고, 2001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에 오른 스즈키 이치로는 심지어 MVP를 3년 연속(1994~1996년) 차지한 경력이 있었다.

그러나 이치로 이후 올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신인왕을 차지한 아시아리그 경력자는 2018년 오타니 쇼헤이(당시 LA 에인절스)가 전부다. 심지어 2003년에는 마쓰이 히데키(타율 0.287 16홈런 106타점 OPS 0.788)가 뛰어난 성과를 냈음에도 NPB 출신이라는 이유로 표를 주지 않은 투표인단이 있어 앙헬 베로아(타율 0.287 17홈런 73타점 21도루 OPS 0.789)에게 밀리는 일도 있었다.

마쓰이 히데키. /AFPBBNews=뉴스1
야마모토와 이정후 역시 자국리그에서 그냥 활약한 정도가 아니라 MVP와 국가대표에도 선정되면서 이미 이름을 알린 선수다. 이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로 작용해 표를 받지 못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216억 원)라는 메이저리그 역대 투수 최고액 계약을 맺은 야마모토는 일본프로야구(NPB) 최고의 투수였다. 2017년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통산 172경기에 등판해 70승 29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했다. 3년 연속 투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같은 기간 사와무라상도 싹쓸이했다. NPB 역사상 다승-탈삼진-평균자책점-승률 4관왕을 달성한 건 야마모토가 처음이다.

올해 야마모토는 23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해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 164이닝 34사사구 169탈삼진을 기록했다. 피홈런은 2개에 그쳤고, 피안타율 0.198,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88로 엄청난 성적을 거뒀다. 올해도 퍼시픽리그 다승과 평균자책점, 최다 탈삼진, 승률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021년부터 이어온 연속 MVP 수상도 3시즌으로 늘어났는데 이는 이치로 이후 처음이다.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진=오릭스 버펄로스 구단 공식 SNS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 운영 사장은 "야마모토를 다저스로 데려오게 돼 매우 기쁘다"며 "재능과 워크 에식(직업 정신), 정신적인 강인함의 탁월한 조합 없이는 25세까지 MVP를 3회 수상할 수 없다. 그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더욱 역동적이 될 엘리트 투수다. 그가 앞으로 몇 년간 우리 선발 로테이션의 선두 주자가 될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브랜든 고메스 다저스 단장은 "다저스 커뮤니티에 흥미로운 지난 몇 주였다"며 "야마모토만큼 훌륭하고 재능 있는 선발 투수를 데려올 수 있었던 건 2023년 더 많은 성과와 함께 마무리하고 스릴 넘치는 2024시즌이 될 것을 기대케 한다"고 말했다.

이정후 역시 기대 이상의 계약을 따내며 빅리그 출발을 알렸다. 그는 12월 중순 샌프란시스코와 2027시즌 종료 후 옵트 아웃 조건을 포함하는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466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는 역대 아시아 타자 최고 몸값이었다. 세부적으로는 계약금 500만 달러(약 65억 원)에 계약 첫해인 2024년 700만 달러(약 91억 원), 2025년 1600만 달러(약 207억 원), 2026년과 2027년 각각 2200만 달러(약 285억 원)를 받고 2028년과 2029년에는 2050만 달러(약 265억 원)를 받는다.

2023 KBO MVP를 수상한 이정후. /사진=뉴스1
2017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한 이정후는 7시즌 동안 꾸준히 출장하면서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69도루,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 OPS 0.898의 성적을 남겼다. 통산 3000타석 이상 나온 현역 선수 중 타율 1위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2022시즌에는 타율 0.349, 23홈런 113타점 OPS 0.996이라는 엄청난 성적으로 MVP를 차지했다. 콘택트 능력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장타력을 올렸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다만 올 시즌에는 부상으로 86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0.318, 6홈런 45타점 OPS 0.861의 성적을 올렸다. 4월 한 달 동안 0.218의 타율을 기록하는 등 늦은 출발을 보인 이정후는 5월 0.305, 6월 0.374, 7월 0.435의 월간 타율을 보여줬다. 결국 6월 11일 3할 타율에 진입한 그는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했다. 그러나 7월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고, 시즌 막바지인 10월 10일 고척 삼성전에서 팬서비스 차원의 출전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마쳤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입단식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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