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키워드는 AI…“비용·시간 절감” [투자360]
엔디비아, 7월 AI신약개발사에 5천만달러 투자
국내 제약업체도 AI 기술 확보 나서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인공지능(AI)이 대표적 ‘고위험 고수익’ 사업인 제약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비용과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어 주요 업체들도 개발에 나서고 있다. AI를 활용한 제약 시장 규모는 2027년 5조원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간한 ‘식의약 R&D 이슈 보고서’ 최근호에 따르면 2021년 4억1320만 달러(약 5천300억원)에 그쳤던 각국의 AI 활용 신약 개발 시장은 연평균 46% 성장해 2027년에는 40억350만 달러 규모(약 5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약 개발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데 비해 성공률은 낮아 고위험 고수익 사업으로 꼽힌다. 글로벌 상위 12개 제약사 기준 한 제품을 출시하기까지 평균 10~12년이 소요된다. 연구개발(R&D) 비용은 약 2조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신약 개발 과정에 AI 접목 시 기간과 비용 단축을 예상한다. 가령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 접목 시 기간은 평균 7년으로 단축되고 비용은 6000억원으로 대폭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전체 시약 개발 비용의 33% 이상이 소요되는 후보물질 발굴 단계서 AI가 단백질의 특성을 예측해 새로운 의약품을 개발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 약물의 독성·생체 활성 등 핵심 요소를 예측해 모의실험을 실행하는 방식으로 물리적 테스트의 필요성도 줄여줄 수 있다고 본다.
이 밖에도 신약 개발의 대부분 과정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다. 초기 정보 탐색 단계에서는 수천 개의 논문 속 의미를 추출해 연구자에게 신약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 질병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데이터와 질병 간 연관성을 분석해 치료제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단백질이나 유전자를 식별하기도 한다.
비임상·임상시험 단계에선 기존 화학 구조와 독성 자료를 기반으로 후보물질의 독성을 예측하거나 환자들의 기록을 분석해 적합한 임상 대상자를 추출할 수 있다. 신약 출시 후에는 AI를 기반으로 약물 부작용 관련 정보를 효율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AI가 신약 개발에 접목되면 희귀병, 감염병 등 질환용 신약을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고 환자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신약 개발에 용이해지는 것이다.
AI가 제약업계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주요 기업들도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7월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가 AI 신약개발사 리커전에 5000만달러(약 638억원)을 투자하며 AI신약개발사에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국내외 제약사들은 AI 기업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추세다.
JW중외제약은 엔디비아의 리커전 투자 소식이 알려진 뒤 비슷한 사업을 보유한 것으로 주목받았다. 자체적인 AI플랫폼을 통해 발굴한 신약후보물질 중 2종이 임상 단계에 진입했으며 기술수출 성과까지 달성한 것으로 지난 7월 전해졌다. 이밖에 신테카바이오, 온코크로스, 디어젠, 미국 큐어AI 등과 신약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자체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의 자회사 C&C 신약연구소는 미국 AI 신약 개발 기업 크리스탈파이와 공동연구 협약을 맺고 저분자 화합물 치료제를 개발하기로 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7월 에이인비와 인공지능 항체 신약 개발 플랫폼을 활용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인비는 기존 항체 발굴 방식에서 벗어나 AI를 활용한 항체 발굴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국내 스타트업이다. 유한양행은 계약을 통해 AI가 디자인한 항체를 실험적으로 평가해 신약후보 물질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C셀은 의료 AI 기업 루닛과 AI를 활용한 유방암·위암 등 고형암 치료 후보물질 ‘AB-201’을 연구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 대웅제약, HK이노엔, 보령 등이 AI 신약 개발 플랫폼을 가진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한편 정부의 AI 활용 신약 개발 관련 R&D 지원도 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11월까지 약 7년 동안 수행된 정부의 AI 신약 개발 관련 R&D 과제는 2017년 75건에서 2019년 150건으로 2배 늘었고 작년에는 543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올해에도 지난달 기준 541건으로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R&D 투자비도 2017년 약 280억원에서 2023년 2천300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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