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을 정치혁신 무대로…", '공관위에 현역 원천배제' 주장
막대기만 꽂아놓아도 당선된다는 더불어민주당 텃밭에서 경선은 본선보다 더 치열한 여의도행(行) 티켓이다.
'경선=공천'이란 등식이 성립되며 예선전인 경선부터 과열과 혼탁 조짐이 일고, 정치신인들은 현역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고 있다며 상대적 불리함을 주장하고 있다.
정치 신인인 황현선 더불어민주당 전주병 예비후보는 최근 "요즘 부쩍 주변 지인들이나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곤란함을 이야기하곤 한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 사례를 공개했다.
황현선 예비후보는 "갈라치기 하는 골목정치가 아니라면 논쟁과 토론, 때로는 다툼도 일어나는 것이 외면받지 않는 정치이고 그것이 선의의 경쟁"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시민을 압박해서는 안 된다. 그것(압박)이 바로 기득권이다"고 주장했다.
공정과 상식의 입장에서 정치 신인들이 불리한 경쟁의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하늘을 찌른다.
전북지역 더불어민주당 총선 도전자들과 더민주 전북혁신회의는 최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총선에 도전하는 후보들에게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회견에는 민주당 소속의 두세훈, 박진만, 성기청, 성준후, 유재석, 이덕춘, 이희성, 최형재 예비후보 등 8명의 총선 도전자가 참석해 똑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민주당이 2차 중앙위원회에서 국회의원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하위 10% 경선 감산비율을 30%로 상향하는 내용을 통과시켰지만 민심에 부응할 만한 획기적인 혁신으로는 보기 힘들다"며 "전북 등 호남에서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선출을 '시민공천배심원 경선'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민공천배심원제'는 공정하게 모집한 시민들이 배심원이 되어 후보들을 엄격히 평가해 민주당 경선 후보를 선출하는 등 실질적인 시민참여형 경선이 될 수 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010년 1월 전국 정당화와 선거 연대를 위해 '시민공천배심원제' 등을 골자로 하는 당헌 개정안을 마련한 바 있으며, 전북 기초단체장 경선 과정에서 이를 도입한 사례가 있다.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 민주당의 네 번째 집권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사실 '시민공천배심원제'는 일방적인 선택만 요구하는 여론조사의 폐해를 극복하고 동원경선이나 밀실공천의 오명을 벗을 수 있는 대안이라는 점에서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적극 도입해 볼 만하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당헌에도 근거는 마련돼 있다. 당헌 98조를 보면 '최고위원회 의결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때에는 시민공천배심원 경선 실시를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정치 신인들이 경선에 새로운 제도 도입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기존의 경선룰이 현역 등 인지도가 높은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 안방인 전북 등이 과감한 '정치혁신의 실험무대'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치 신인이 민주당 중앙당을 향해 "선수가 심판을 보는 공천시스템을 제고해 달라"고 호소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희성 민주당 익산을 예비후보는 지난 29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민주당의 공천작업이 공정하게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공정한 경선을 위해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천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갈아엎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희성 예비후보는 "내년 총선에서 당내 경선에 나서는 현역 의원들이 공천작업의 주요 보직인 총선기획단, 전략공천관리위원회, 후보자검증위원회, 이의신청처리위원회 등의 주요 보직을 독점하고 있다"는 반발이다.
심판이 선수로 뛰는, 이른바 '심판 겸 선수'가 되는 상황에서는 공정한 경선 관리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희성 예비후보는 "100번 양보해 공정하게 경선작업이 진행된다 해도 깊은 의구심과 함께 이에 따른 부작용과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향후 구성될 공천관리위원회만이라도 현역의원들은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인사나 외부 또는 원외 당원들에게 심판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지역위원장과 국회의원 168명이 쥐고 흔드는 간부 정당이 아니라 250만 권리당원이 주인인 정당이라는 설명이다.
정치신인들은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대위원장 출범을 계기로 변화와 혁신의 발걸음을 제촉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안방부터 쇄신의 공천 모습을 보여줘야 유권자들이 감동할 것이라며 신인 등용문의 공천 혁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박기홍 기자(=전북)(arty13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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