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잡는 헤일리 전 대사 "80세 노인 감옥에 가두는 것 국익 아냐"

美 정치전문 매체 더 힐 보도
헤일리 트럼프 비난도 않고 따라하지도 않는 전략 추구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지난 18일 아이오와주 네바다의 네바다 페어그라운드 커뮤니티 빌딩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아이오와 공화당원들은 내년 1월 15일 코커스에서 2024년 대선 후보를 미국에서 가장 먼저 선출한다. /사진=AFP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다크 호스로 떠오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사면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힐은 29일(현지시간) 헤일리 전 대사가 미국 뉴햄프셔주의 한 선거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지도자는 국가의 최선의 이익이 무엇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최선의 국익은 감옥에 앉아 있는 80세 노인을 감옥에 가두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헤일리 전 대사는 "그것은 국가를 계속 분열시킬 것"이라면서 "최선의 국익은 그를 사면하고 우리가 한 국가로 앞으로 계속 진전하면서 그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헤일리 전 대사는 전국적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맹추격하고 있다. 특히 공화당의 두 번째 경선이 열리는 뉴햄프셔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영리한 전략을 펴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정책 측면에서 전통적인 공화당 스타일인데 선거 운동 과정에서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지 않고 있다. 반대로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라하지도 않는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에 위협인지 등을 묻는 질문에 "그는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옳든 그르든 그에겐 혼란이 뒤따랐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확고한 지지 기반인 저학력 백인 노동자 계층에서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하는 헤일리 전 대사의 이런 행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짚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달 초 팟캐스트 '헤일리의 순간'에서 공화당 유권자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절대적 지지자 40%, 트럼프 전 대통령을 좋아하지만 다른 후보에게도 투표할 의향이 있는 40%,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판적인 20%로 구분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헤일리는 이 중 20%를 잘 공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