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제갈량 결국 졌다” 이준석 “여포는 동탁 찔러” 삼국지 기싸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삼국지의) 제갈량은 결국 졌다”고 말한 데 대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나는 제갈량의 삶을 동경한다” “여포는 동탁을 찌른다”고 맞받아치며 삼국지를 인용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 전 대표가 한 위원장을 견제하며 ‘한동훈 대 이준석’ 구도를 만들려는 모습이다.
지난 27일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가칭 개혁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이 전 대표는 지난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갈량이 살던 방향으로 살고 싶냐, 동탁과 여포같이 살고 싶냐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제갈량의 삶을 동경하겠다”고 적었다.
한 위원장이 당일 국회에서 “우리 내부에서 궁중 암투나 합종연횡하듯이 사극을 찍고 삼국지 정치를 하지 말자”며 “사극은 어차피 늘 최수종 것이고, 제갈량은 결국 졌다”고 말한 것을 받아친 것이다. 한 위원장은 촉나라의 재상 제갈량의 전쟁 술수가 뛰어났지만 삼국통일을 하진 못한 점을 들어 당내에서 그런 갈등을 빚지 말자고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SNS에 “어차피 여포는 동탁 찌른다. 아주 황당한 사건으로”라고 했다. 이를 두고 여포는 한 위원장을, 동탁은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했다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왔다.
이 전 대표는 또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제대로 공부해 보면 아테네를 시기해서 스파르타가 그리스 내에서 패싸움 벌이다가 마케도니아 좋은 일 시켜주는 결론이 난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알렉산더로 만들고 싶은 게 아니면 역사 공부 똑바로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이던 지난 3월 출입국·이민·이주 정책 관련 유럽 출장을 가는 길에 인천공항에서 영어 원서를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새벽 ”신년을 어디에서 맞을까 고민중“이라는 글도 SNS에 올렸다. 새로운 한 해를 신당과 연결짓는 정치 이벤트를 기획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내달 2일 신년 일정으로 대전 현충원 참배와 대전시당 신년인사회, 대구시당·경북도당 합동 신년인사회 참석을 공지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8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한 위원장의 새해 첫 행보가 대구·경북 신년 인사회란 점을 두고 “전국에 신년 인사회가 있는데 왜 거기를 가느냐, 이미 포섭당한 것“이라며 “선거에 이기겠다는 사람들은 물병 맞는 것을 극복해야 한다. 그런데 신년 인사회를 대구로 간다? 시작부터 피해 다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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