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어들기 막으려다 운전자 재떨이로 때려... 법원, 실형 선고

이세영 기자 2023. 12. 3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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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운전자가 도로 한 가운데에서 끼어들기를 하려고 하자 이를 막아서고 차에서 내려 그 운전자를 재떨이로 수차례 폭행한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전경. / 뉴스1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55)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를 배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며 A씨를 법정구속 하지는 않았다.

A씨는 지난 7월 3일 오전 7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한 도로에서 40대 B씨의 얼굴을 차량용 재떨이로 수차례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 등을 받았다. 당시 B씨가 A씨의 차선으로 끼어들려고 하자 A씨가 이를 막았고, 그대로 B씨가 차로 사이에 정차했다고 한다. 이에 A씨가 차에서 내려 운전석에 앉아 있던 B씨를 폭행하고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의 쟁점은 B씨가 차량을 ‘운행 중’인지 여부였다.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운행 중인 차량의 운전자’를 폭행하는 등의 경우에 가중 처벌되는 것이다. A씨는 당시 B씨의 차량이 ‘일시 정차 중’이었고 운행 중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중의 교통 안전,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운행 의사를 가지고 일시 정차한 경우에는, 법이 처벌하는 행위의 객체인 ‘운행 중’인 차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B씨가 도로에서 차를 일시 정차했지만 시동을 끄지 않은 점 등을 보면 운행을 종료할 의사를 가졌다고 보긴 힘들다는 것이다. 또 당시 다른 차량들이 달리고 있던 도로 상황을 고려하면 B씨가 방어·저항 과정에서 차를 움직여 추가 사고가 벌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끼어들기를 막으려고 공격적으로 운전을 하는 등 전체 범행의 경위, 도로교통에 발생한 잠재적 위험성 등에 비춰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다만, 상해가 비교적 무겁지 않고 B씨가 정체구간 연결로 쪽으로 끼어들려는 얌체 운전을 한 사정이 공격적 운전을 유발한 원인으로 보이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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