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버티지 않기 위하여 [2023 올해의 사진]

사진 신선영·글 김혜영 2023. 12. 3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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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유가족이 또 다른 참사의 추모식, 참사 현장을 찾아가 유가족을 만나는 일은 고통스럽다.

그럼에도 생명안전버스를 탄 것은 유가족의 외로운 손을 잡고 함께 기억하고 곁이 되어 서로 부축하고 위로받고 싶어서였다.

기억이란 단지 그날 참사가 있었고 누군가 별이 되었다는 사실만을 인지하는 것이 아니다.

그 참사가 오늘 우리와 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나 함께 지켜보고 나아가 생명 안전의 씨앗을 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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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은 매년 국내외 다큐멘터리 작가, 그리고 소설가·시인 등과 협업해 ‘올해의 사진’ 송년호를 제작합니다. 다큐멘터리 사진과 짧지만, 여운이 오래 남는 글로 한해를 ‘소장’해 보세요.
(윗줄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 윤석기씨, 전재영씨, 황순호씨,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 민수연씨, 이경미씨, 채경선씨, 세월호 참사 유가족 강지은씨, 김명임씨, 김순길씨, 생존자 가족 김순덕씨, 유가족 김정혜씨, 최순화씨, 최지영씨, 스텔라데이지호 미수습자 가족 이영문씨, 허경주씨, 허영주씨, 이태원 참사 유가족 강선이씨, 김은미씨, 김호경씨, 최선미씨. ⓒ시사IN 신선영

참사 유가족이 또 다른 참사의 추모식, 참사 현장을 찾아가 유가족을 만나는 일은 고통스럽다. 그럼에도 생명안전버스를 탄 것은 유가족의 외로운 손을 잡고 함께 기억하고 곁이 되어 서로 부축하고 위로받고 싶어서였다.

재난 참사가 연이어 발생했다는 사실에 놀랐고 정부의 대처 방법이나 책임 떠넘기기 또한 대구지하철 참사부터 이태원 참사까지 너무나 똑같았다. 참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었고 피해자들 역시 각자도생해야 했다. 그들은 여전히 삶을 흔들고 있는 과거의 기억을 안고 버티어가며 살아가는 이유를 찾고 있었다.

기억이란 단지 그날 참사가 있었고 누군가 별이 되었다는 사실만을 인지하는 것이 아니다. 그 참사가 오늘 우리와 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나 함께 지켜보고 나아가 생명 안전의 씨앗을 심는 일이다. 그럼에도 오늘도 세월호, 이태원에 개인적으로 참사 일지를 쓰도록 강요하고 있다. 

참사 유가족이 다른 참사의 유가족을 만나고 추모 현장을 방문하는 ‘생명안전버스’에 참가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유가족과 시민들이 참사 20주기를 맞은 대구지하철 참사 현장인 대구 중구 중앙로역 대합실을 둘러보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생명안전버스’에 참가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유가족들이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유가족의 안내를 받으며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4·16 기억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생명안전버스’에 참가한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유가족과 시민들이 참사 20주기를 맞은 대구지하철 참사 현장인 대구 중구 중앙로역 대합실 내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사진 신선영·글 김혜영(고 이한빛 PD 어머니) ssy@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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