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만화 약진… 충돌한 정부·출판계
불확실 미래 대비 역량 키우기 관심
‘세이노의 가르침’ 베스트셀러 1위
애니 슬램덩크 힘입어 원작도 인기
웹툰 해외성공에 단행본 시장 단비
블랙리스트 관여자 홍보대사 위촉
출판협회장 수사 등 싸고 갈등 폭발
알라딘 전자책 72만권 유출 ‘충격’
한강 등 작가 해외시장 잇단 진출
맨주먹으로 1000억원대 재산을 일군 세이노(필명)가 제시하는 성공 방정식, 일에 대한 태도, 부자가 되는 법, 학벌에 관한 이야기 등을 직설적 화법으로 그린 책으로, 3월 출간 이후 교보문고 등에서 17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며 다른 경쟁작들을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예전에는 교수, 종교인 등 저명인사가 인생 멘토로서 조언을 해 주는 도서가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얼굴 없는 작가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면서 “세이노, 메르 등 온라인 필명으로 블로그를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는 저자가 영향력이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 뒤를 이어 출간한 지 10년이 넘은 게리 켈러의 ‘원씽’과 자청의 ‘역행자’가 2, 3위를 차지하고, ‘김미경의 마흔수업’도 7위에 올랐다. 지난해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자기계발 분야 도서가 1종이었는데 올해는 4종이나 포진한 것이다. 교보문고의 자기계발 분야 관련 책 판매는 지난해 대비 20.8% 늘었다.
연초 극장가를 강타한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폭발적인 인기로 원작 만화인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시리즈 전권 20권 모두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100위권에 든 것이다.
문체부는 8월 초 서울국제도서전 보조금 관련 탈선 의혹이 있다며 출판계 최대 단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윤철호 회장과 주일우 서울국제도서전 대표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사건 4개월 만인 9월 중순 해킹범을 잡고 보니 16세 고교생이었다. ‘시대인재’ 등 유명 입시학원 2곳을 상대로도 해킹 공격을 벌인 해킹범들은 전자책의 ‘디지털 저작권 관리기술(DRM)’을 해제할 수 있는 일명 ‘복호화’(암호화의 반대말) 키를 무단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출판인회의 등 출판 단체는 알라딘의 허술한 보안 정책을 비판하며 피해 출판사에 대한 보상과 보안 시스템 강화 등을 촉구했다.
알라딘은 피해 출판사가 자사의 전자책 기업 간 거래(B2B) 사업, 오디오북 사업에 참여할 경우 보상 혜택을 주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출판인 단체는 “생색내기”라고 비판하며 정당한 보상이 없을 경우에는 신간 전자책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압박했다. 결국 알라딘은 피해 출판사에 내년 1분기 중에 보상금을 지급하고, 디지털출판콘텐츠 관련 정책 개발 및 연구 등에서도 출판사들과 협업하기로 했다.
◆해외 진출 시동 건 한국 출판=소설가 한강의 프랑스 메디치상 수상, 정보라의 전미도서상 본선 진출 등 국내 작가들의 낭보가 잇따른 가운데 한국 출판계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문학번역원 등 출판 단체와 국내 작가, 출판사는 지난 11월 열린 아랍 최대 도서전인 42회 샤르자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여했다. K콘텐츠 열기가 뜨거운 중동에서 한국 책을 소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김승희·정호승·김애란·김언수·배명훈·황선미 등 국내 작가들이 해외 독자들을 만났고, 한국 웹툰산업 관계자, 출판인 등 다양한 분야 관계자들이 현지인들을 만나 K북 세일즈에 나섰다. 또 샤르자 현지에 설립하기로 한 한국어 교육기관 ‘세종학당’은 K출판의 중동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세계 최대 도서전인 프랑크푸르트를 비롯해 타이베이, 인도네시아 등에서 열린 국제도서전에 한국 출판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국내 책들을 홍보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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