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시대·삼달리…지역 특색 살린 로컬 드라마 잇달아 호평

이승미 2023. 12.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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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 끌어내는 데 효과적"
쿠팡플레이 '소년시대', JTBC '웰컴투 삼달리' [쿠팡플레이·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이승미 인턴기자 = 낯설면서도 구수한 사투리로 재미를 주는 '소년시대', 아름답고 청정한 풍광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웰컴투 삼달리'.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닌 특정 지역을 배경으로 개성 있는 지역색을 최대한 살려낸 드라마들이 잇달아 호평받고 있다.

이달 22일 완결된 쿠팡플레이 '소년시대'는 늘 맞고 다니는 일명 '온양 찌질이' 장병태(임시완 분)가 전학한 충남 부여 농업고등학교에서 비슷한 이름 때문에 근처 지역에서 유명한 싸움꾼 '아산 백호' 정경태(이시우)로 오해받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코미디물이다.

쿠팡플레이 '소년시대' [유튜브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녹색의 논밭이 펼쳐진 1989년의 부여를 배경으로 복고풍 복장의 학생들이 진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며 극에 재미를 더한다. 특히 사투리와 잘 어우러진 능청스러운 화법이 웃음을 더한다.

병태는 친구들이 어색한 분위기 속에 고기를 먹지 않자 "다들 탄 고기를 좋아혀?"라며 능청을 부린다. 친구 박지영(이선빈)의 잔소리에는 "오지랖이 김해평야네"라며 너스레를 떤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 깻잎을 팔러 공주로 간 병태와 친구들은 깻잎을 반값으로 후려치는 상인에게 "가서 소나 멕이지 뭐", "아주 그냥 염소 이불이나 만들어야겄다"라고 대꾸한다.

시청자들은 "충청도식 유머와 충청도 사투리가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잘 보여준다", "부드럽고 다정하지만 할 말 다 하는 충청도 사람들이 너무 매력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쿠팡플레이 '소년시대' [쿠팡플레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소년시대'는 충청도 사투리를 사실적으로 구사해 웃음을 자아낸다는 평을 받으며 5주 연속 쿠팡플레이 인기작 1위, 첫 주 대비 전체 시청량 2,914% 상승을 기록했다.

'소년시대'가 사투리를 유머의 요소로 활용했다면, 지난 2일부터 방송 중인 JTBC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는 제주의 풍광과 지역 주민들의 삶을 담아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 조삼달(신혜선)은 서울에서 잘 나가던 포토그래퍼지만, 드라마 첫 회에 일련의 사건으로 추락하며 도망치듯 고향인 제주 삼달리로 돌아온다.

삼달리를 지키며 살아온 가족과 해녀들의 모습은 삼달이 고향에 돌아왔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삼달의 어머니(김미경)는 해녀로 일하고 있고, 삼달의 옛 연인이자 어린 시절부터 친구인 조용필(지창욱)은 제주 기상청 예보관이다.

JTBC '웰컴투 삼달리' [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삼달과 용필이 파도가 치는 바다 앞에서 서로 미역을 던져 가며 싸우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이 밖에도 삼삼오오 모인 해녀들이 함께 해산물을 씻으며 시끌벅적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낮은 돌담과 귤나무가 펼쳐진 마을을 통해 제주도만이 가진 풍광으로 볼거리를 더했다.

차영훈 감독은 '웰컴투 삼달리' 제작발표회에서 "고향으로 내려갈 때는 몇 시간씩 고속버스 입석표를 기다리더라도 (고향에) 가면 마음이 편하고 위로를 받았다. ('웰컴투 삼달리'는) 전폭적으로 나만을 응원해주고 위로해줄 수 있는 고향으로 대표되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작품의 의의를 설명하기도 했다.

'웰컴투 삼달리'는 "한겨울에 제주 바다가 나오니 힐링된다", "당장 제주도에 가고 싶어진다"는 시청자 반응을 얻으며 방영 2주 만에 넷플릭스 국내 1위, 티빙 1위를 차지했다.

JTBC '웰컴투 삼달리' [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역의 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드라마는 그 자체로 시청자에게 신선하고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지역성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들은 수도권이나 대도시 중심의 극보다 세밀한 이야기들을 더 잘 찾아낼 수 있어 서사를 끌어내는 데 효과적"이라며 "다양한 지역의 색깔을 펼쳐가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분석했다.

지역 특색을 살린 드라마가 좋은 평가를 받은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강원도를 배경으로 한 '갯마을 차차차'(2021), 충청도를 배경으로 한 '동백꽃 필 무렵'(2019), 제주를 배경으로 한 '우리들의 블루스'(2022) 등이 대표적이다.

작품의 흥행에 힘입어 드라마 실제 촬영지들이 인기를 얻는 것도 부가적인 장점이다.

'동백꽃 필 무렵'과 '갯마을 차차차'의 실제 촬영지인 포항 청하공진시장과 구룡포는 지난 2월 한국관광공사가 정한 '한류성지순례' 명소에 들기도 했다. 구룡포는 현재 방영 중인 경상도 배경의 ENA 드라마 '모래에도 꽃이 핀다'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로컬드라마는 지역에 대한 흥미나 연고가 있는 사람에게는 특별한 애착, 친밀함을 줄 수 있다"며 "지역을 활성화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tm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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