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가격' 폭등시킨 이 녀석…내년에도 심상치 않다, 왜?
[편집자주] 지난해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전세계 증시가 충격을 먹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 났지만 한편에선 원자재 수퍼사이클을 기회삼아 투자에 나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원자재 시장의 흐름을 꼼꼼히 분석해 '원린이'들의 길라잡이가 돼 드리겠습니다.
'슈퍼 엘니뇨'로 농산물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찍는 한 해였다. 주 산지에서 나타난 작황 악화로 커피, 코코아, 오렌지주스 등이 타격을 입었다. 불안정한 증시 상황에 금 가격도 껑충 뛰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농산물 가격이 상승할 여지가 남아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이와 함께 경기 회복으로 인한 금속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29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주요 원자재 중 가장 상승률이 높았던 건 코코아로 나타났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내년 3월 코코아 선물가격은 올들어 72.21% 상승했다.
코코아와 함께 농산물 원자재로 꼽히는 커피(66.75%), 오렌지주스(53.34%), 설탕(12.73%) 등도 상승폭이 컸다. 이들은 기호식품, 식품첨가물로 쓰여 '소프트 농산물'(연성 원자재)로도 불린다.
이들 가격이 큰 폭으로 뛴 건 엘니뇨 때문으로 해석된다. 3년간 지속된 라니냐가 끝나고 올해 슈퍼 엘니뇨가 찾아왔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인도, 동남아시아, 브라질 등 농산물 주 산지에 가뭄 피해를 일으켰다. 이 때문에 공급량이 줄고 가격은 고공행진했다.
올해 금 가격도 뛰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금 가격은 올들어 13.7% 뛰었다. 지난 4일엔 온스당 2152.3달러까지 올라가며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빠르게 반영되고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반대로 지난해 전세계적 인플레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에너지, 금속, 농산물 가격은 올해 하락했다. 지난해 배럴당 110달러 선을 돌파했던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올들어 10.46% 하락했다. 한때 배럴당 95달러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현재 70달러 초반 선으로 내려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폭등했던 천연가스 가격(HH)도 올들어 43.42% 떨어졌다.
하락폭이 가장 컸던 원자재는 리튬이었다. 탄산리튬 가격은 올들어 81.77% 떨어졌는데,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중국 건설 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내구재와 전기차 수요도 함께 둔화된 탓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원자재 시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금리 상승 등 비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으로 인해 경기 민감 원자재들은 하락,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상승했다"고 평했다.
내년에도 경기침체 위기감이 원자재 시장에 잔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의 부양책,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올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금속이 대표적이다. 올해 구리(2.61%), 알루미늄(0.3%), 아연(-11.39%) 등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하지만 각 산업의 금속 수요가 올라가면서 이들의 가격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리, 알루미늄, 니켈 등의 공급 부담이 여전히 존재하나 뒤늦게 반영될 중국의 부양책과 에너지 전환에 따른 수요 구조 변화가 금속 가격의 하방경직성을 키울 것"이라며 "내년 4분기 엘니뇨 후퇴에 따른 전력 가격 상승이 금속으로 전가돼 가격도 반등할 것"이라고 했다.
코코아, 커피, 오렌지주스 등 소프트 농산물의 상승세도 여전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엘니뇨가 아직 후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커피의 주 산지인 베트남, 브라질은 아직까지 엘니뇨발(發) 가뭄에 노출돼 있다.
최 연구원은 "엘니뇨가 후퇴한다면 소프트 농산물 부문에 대한 비중 축소는 불가피하나 당장 그럴 필요는 없다"며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추가 상승을 이끌 부분이 남아있다"고 했다.
유가의 경우 평균적으로 배럴당 70달러 후반에서 80달러 초반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봤다. 금 가격은 안전자산 선호도가 급격히 커지며 현재도 상승폭이 매우 가파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28일(현지시간) 기준 NYMEX에서 거래되는 금 가격은 온스당 2076.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내년엔 기대와 불확실성이 공존해 원자재 시장에선 한 템포 쉬는 숨 고르기 장세가 예상된다"며 "상반기와 하반기 동안 각각 산업금속, 에너지 섹터에서 트레이딩(매매) 관점의 원자재 매수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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