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뜨기 전 숨어든 남자… ‘영하 50도’ 바퀴 칸서 2시간 반 날았다
항공기 바퀴를 접어 넣는 랜딩기어 칸에 올라타 밀입국을 시도한 남성이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발견됐다. 그는 영하 50도까지 떨어진 산소 부족 상태에서 2시간 이상의 비행을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29일(현지시각)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알제리 오랑을 출발해 2시간 30분 뒤 프랑스 파리에 착륙한 에어 알제리 항공기 외부에서 20대로 추정되는 남성 한 명이 발견됐다. 남성은 항공기 바퀴를 접어 넣는 랜딩기어 칸에 있었고 심각한 저체온증 증상을 보여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한 소식통은 “파리 오를리 공항에 착륙한 항공기의 기술 점검 과정에서 남성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며 “신분증 등을 소지하지 않고 있어 그의 인적 사항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상업용 항공기는 일반적으로 기온이 영하 50도까지 떨어지는 3만~4만 피트(9~12㎞) 상공에서 비행한다. 이런 환경에서 난방이나 산소 공급이 부족한 랜딩기어 칸에 머물렀다면 살아남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미국 민간항공청(FAA) 통계를 보면, 1947년부터 2021년까지 랜딩기어 밀항을 시도한 사람은 132명이고 그중 102명이 숨져 77%의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극한의 확률이지만 최근까지 꾸준히 비슷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에 도착한 비행기 랜딩기어 칸에서 한 남성의 시신이 발견된 바 있고, 8월에도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하던 비행기 랜딩기어 칸에 몸을 숨겼던 승객 2명이 사망했다. 과거 2019년에는 랜딩기어 칸에 탄 한 남성의 시신이 비행 도중 공중에서 추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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