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메이저리그 결산 - 절망편

김재호 MK스포츠 기자(greatnemo@maekyung.com) 2023. 12. 3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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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메이저리그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절망편과 희망편으로 나눠 다사다난했던 2023년 메이저리그를 돌아볼까한다. 첫 번째는 절망편이다.

실패로 끝난 투자
오프시즌 기간 공격적인 전력 보강을 진행했던 두 팀, 뉴욕 메츠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는 모두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나란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메츠는 75승 87패에 그치며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4위에 머물렀고, 샌디에이고는 82승 80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3위에 머물렀다.

샌디에이고와 메츠는 2023년 실망스런 한 해를 보냈다. 사진=ⓒAFPBBNews = News1
두 팀이 실망스런 시즌에 대처하는 방법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메츠는 8월초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선수단을 정리했다. 선발 투수 맥스 슈어저와 저스틴 벌랜더, 불펜 투수 데이빗 로버트슨, 유틸리티 선수 마크 칸하를 트레이드하며 유망주들을 수집했다.

샌디에이고는 쉽게 포기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오히려 시즌 중반 전력을 보강했다. 좌완 선발 리치 힐, 1루수 최지만과 가렛 쿠퍼, 우완 스캇 바를로우 등을 영입했다. 안타깝게도 시즌 중반 영입한 선수들은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했다. 메츠는 빌리 에플러 단장, 벅 쇼월터 감독이 모두 팀을 떠났다. 오랜 시간 소문만 무성했던 데이빗 스턴스의 메츠행이 결국 실현됐다. 감독으로는 뉴욕 양키스 코치로 있던 카를로스 멘도사를 영입했다.

A.J. 프렐러 단장과 밥 멜빈 감독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던 샌디에이고는 두 사람 모두 구단주의 재신임을 얻었지만, 멜빈 감독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으로 부임하며 결국 결별했다. 파드레스 단장 부임 이후 줄곧 외부 인사에게 감독을 맡겼던 프렐러는 이번에는 내부 인사인 마이크 쉴트를 차기 감독으로 택했다.

이들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았지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몰락도 놀라웠다. 2019년부터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이들은 이번 시즌 71승에 그치며 최하위로 떨어졌다.

제대로 풀리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선발들은 동반 부진에 빠졌고, 야디에르 몰리나의 후계자로 야심차게 영입한 윌슨 콘트레라스를 지명타자로 기용해야했다. 개막 로스터에서 시즌을 맞이한 신인 조던 워커는 시즌 도중 트리플A로 강등되는 수모를 당했다.

다저스는 2년 연속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잔인했던 가을
초대받은 팀들은 많지만, 선택받은 팀은 단 하나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여러 팀들에게 잔인한 추억을 안겨줬다.

정규시즌에서 100승을 넘긴 볼티모어 오리올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LA다저스는 모두 첫 관문인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지않은 볼티모어야 그렇다쳐도, 애틀란타와 다저스의 탈락은 충격이었다. 애틀란타는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필라델피아 필리스에게 지면서 탈락했고, 다저스는 지난해 디비전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에게 패해 탈락한데 이어 이번에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게 져서 탈락했다.

메이저리그 와일드카드 게임이 단판 승부에서 삼판 양승으로 확대된 2022년 이후 디비전시리즈에 직행한 팀들이 긴 공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를 두고 포스트시즌 제도에 변화를 줘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토론토의 투수 교체는 논란이 됐다. 사진=ⓒAFPBBNews = News1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팀들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탬파베이 레이스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에게 2연패를 당했다. 5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를 달성했지만,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2020년을 제외하고는 디비전시리즈를 넘지 못하고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미네소타 트윈스에게 2패를 당하며 짐을 쌌다. 2020년 이후 4년간 세 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세 번 모두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번 와일드카드 2차전은 특히 아쉬웠다. 잘 던지고 있던 호세 베리오스를 4회 내리고 기쿠치 유세이를 올리는 변칙 작전을 택했지만, 실점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존 슈나이더 감독과 로스 앳킨스 단장은 이후 이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야했다.

리그를 덮친 ‘중계권의 그림자’
메이저리그 구단의 살림을 지탱하는 두 개의 기둥은 입장권 수익, 그리고 중계권료다. 2023년 그 기둥중 하나에 금이갔다.

메이저리그 전체 구단중 절반에 육박하는 14개 구단의 중계권을 갖고 있는 다이아몬드 스포츠 그룹이 파산했다.

여기에 휴스턴 애스트로스, 콜로라도 로키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중계권을 보유한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사도 시장 철수를 선언했다.

절반에 육박하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2023년 중계 방송사의 파산으로 위기를 맞이했다. 사진= MK스포츠 DB
이 사태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은 팀은 샌디에이고였다. 5월을 끝으로 다이아몬드 스포츠 그룹과 중계권 계약이 파기되면서 자체 중계로 전환했다.

대부분의 팀들은 일단 이번 시즌은 끌고갔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여파는 시즌이 끝난 뒤 더 크게 다가오고 있다. 샌디에이고가 연봉 총액 삭감에 나서고 월드시리즈 우승팀 텍사스 레인저스가 전력 보강에 소극적인 것도 이것과 연관이 있다.

해결책을 찾은 팀들도 있다. 휴스턴과 피츠버그는 새로운 중계 채널을 출범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미국내 케이블 구독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지역 케이블 채널을 중심으로 하는 중계 시장에 대한 변화는 불가피해보인다.

어둠의 자식들
탬파베이 레이스 유격수 완더 프랑코에게 2023시즌은 최고의 해가 될뻔했다. 7월에는 생애 첫 올스타에 선발됐다. 성적도 타율 0.281 OPS 0.819로 괜찮았다.

대신 그는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혐의가 드러난 것.

메이저리그는 그에게 즉시 공무 휴직 조치를 내렸고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 지금은 고향인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검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다.

프랑코는 미성년자 교제 혐의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사진=ⓒAFPBBNews = News1
프랑코는 사법 징계와는 별도로 가정 폭력, 성폭력 및 아동 학대 방지 조약에 따른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시즌 이와 관련된 문제가 드러난 이는 프랑코만이 아니었다. 뉴욕 양키스 우완 지미 코데로는 지난 7월 가정 폭력, 성폭력 및 아동 학대 방지 조약 위반을 이유로 잔여 시즌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약물의 검은 손’은 2023년에도 선수들을 유혹했다. 밀워키 브루어스 투수 J.C. 메히아는 스타노졸롤 복용이 적발돼 162경기 출전 정지 철퇴를 맞았다.

떠난 사람들
세상을 떠난 사람들도 있었다.

1971년 사이영상과 MVP를 동시 석권했고 1970년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세 차례 우승에 기여했던 비다 블루가 지난 5월 세상을 떠났다.

1964년 아메리칸리그 MVP에 선정됐으며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3루수로 오랜 시간 활약했던 브룩스 로빈슨도 향년 86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

1984년 사이영상과 MVP를 동시에 받았으며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글었던 윌리 에르난데스도 69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피터 세이들러 샌디에이고 구단주가 세상을 떠났다. 사진=ⓒAFPBBNews = News1
구단주중에도 세상을 떠난 이들이 있었다. 워싱턴 내셔널스의 초대 구단주였던 테드 러너는 지난 2월 숨을 거뒀다.

11월에는 피터 세이들러 샌디에이고 구단주가 세상을 떠났다. 월터 오말리 전 LA다저스 구단주의 손자인 그는 지난 2012년 론 파울러와 함께 파드레스를 인수했고 2020년 11월 파울러가 구단 최대 주주 자리를 내려놓으며 단독 구단주가 됐었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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