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주가 상승률 톱10 종목…“1위는 1087.20% 뛴 포스코DX”
2023. 12. 30. 07:01
올해 성공투자, ‘성투’ 하셨나요.
2023년 증시가 막 내린 가운데 올해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포스코DX로 집계되었습니다. 연초보다 무려 11배가 뛰었다고 합니다.
2023년을 보내며 올해 주가 상승률 톱10 종목을 공개합니다. 여러분이 담은 종목이 있는지 살펴 보세요. 여부와 상관없이 2024년 성투를 기원합니다!
1위는 포스코DX입니다. 올초 6250원이었던 주가는 12월 28일 기준 7만4200원으로 1087.20%가 뛰었습니다. 이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면, 심장까지 두근거릴 성적이네요.
올 초 에코프로가 증시를 뒤집었다면, 하반기는 포스코DX의 무대였습니다. 에코프로와 금양 등 주요 이차전지주가 하락세를 이어갈 때도 나홀로 상승세를 키웠습니다.
포스코DX는 포스코그룹 계열 IT 엔지니어링 기업입니다. 포스코가 최근 이차전지를 비롯해 친환경 미래 소재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설비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중심 축에 포스코DX가 있습니다. 스마트 팩토리, 공장자동화, 산업용 로봇 등의 사업 기회를 바로 포스코DX가 쥐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이차전지 수혜주로 시장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리튬·니켈 등 이차전지 핵심 원료에서부터 양극재·음극재 등 소재에 이르는 ‘풀 밸류 체인(Full Value Chain)’을 구축하고 있죠. 포스코DX 측은 올해 들어 제철소와 이차전지 소재 생산 공장 등으로 로봇 적용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바로 이 점이 주가 상승의 불씨를 지폈습니다.
이차전지 수혜에 기름을 부은 건 올해 8월 발표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이전상장 계획입니다. 포스코DX는 기업가치 재평가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코스닥 시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코스피로 이전할 경우 시장 지수를 따라 투자하는 자금인 패시브 자금의 유입은 물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유입으로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기업가치도 올릴 수 있죠. 한 마디로 큰 기회입니다. 포스코DX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상장을 추진한다”며 “우량 기업이 다수 포진해 있는 코스피로 이전할 경우 투자자의 저변 확대가 기대돼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2월 12일 이전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통과했고, 내년 1월 2일부터는 코스피시장에서 거래됩니다. 물론 코스닥시장에게는 위기입니다. 당장 코스닥 시총 상위 3·4·5·6위가 잇달아 빠져나가면서 내년 코스닥시장이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2위는 소룩스입니다. 처음 들어보셨다면, 천장을 바라보세요. 실내조명, 실외조명…. 방 안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는 조명이 바로 소룩스의 작품일 수 있습니다. 소룩스는 1995년 창업이래 실내조명, 실외조명, 특수조명 등 LED 조명의 외길을 걸어 온 조명기업입니다.
이 회사는 올해 바이오 업체인 아리바이오에 인수되며 주가가 크게 뛰었습니다. 상승률은 840.28%입니다. 치매치료제 개발 바이오 업체인 아리바이오에 인수되면서 바이오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까닭입니다. 인수 이후엔 아리바이오의 성과가 나타날 때마다 관련주로 소룩스의 주가도 함께 뛰었습니다.
연말에도 재료가 풍성했습니다. 12월 28일 소룩스는 29.94% 급등한 4015원에 거래를 마쳤다습니다. 소룩스가 7일 보통주 1주당 14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는데 무려 1400%의 무상증자를 결정하면서 무상증자 권리락 효과에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무상증자 권리락은 신주에 대한 권리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업가치는 동일하지만 주가가 싸보이는 착시 현상이 나타나면서 통상 무상증자 권리락 이후 투자가 몰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년 1월 26일입니다.
3위는 연초보다 596.83% 상승한 제이엘케이입니다. 의료 인공지능(AI) 테마를 타고 올 한해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이 회사는 2019년 의료 AI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습니다. AI 기반 뇌경색 진단 솔루션 JBS-01K가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는 성과가 있었고, 연초부터 챗GPT발 AI 열풍이 불면서 수혜를 입었습니다.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자 현직 임원진의 주식 매도 사태가 일어났고, 이를 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하며 진화하기도 했죠.
4위는 3위와 같은 이유로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바로 국내 1세대 의료 AI 기업으로 꼽히는 뷰노입니다. 연초보다 573.08% 올랐습니다. 뷰노는 국내 의료AI 기업 중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고 미국과 같은 표준 시장에서의 확장성을 갖춘 대표적인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5위는 TCC스틸입니다. 1959년 설립된 이 회사는 통조림, 식음료 캔을 만들던 업체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2001년 니켈도금강판을 개발해 2009년부터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에 납품했습니다. 사업 모델의 전환은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TCC스틸이 2차전지 소재주로 재평가받으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올해 들어 528.88%가 올랐다고 합니다.
6위는 이제는 힘있게 나와줘야겠죠. 상반기 증시를 뛰게 한 대표주자, 에코프로입니다. 이차전지 광풍을 불게 한 에코프로는 올해 528.16% 상승하며 6위에 올랐습니다. ‘밧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작가가 유튜브 등을 통해 에코프로를 소위 ‘강추’하며 올해 한국 증시에 개인투자자들의 열띤 지지를 받았습니다. 블룸버그는 “에코프로는 올해 한국 증시에 불어닥친 개인투자 열풍의 상징 격인 종목”이라고 설명할 정도였습니다.
상반기의 상승세라면 보다 상위권에 위치해야겠지만, 지난 7월 주당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에 오른 뒤 같은달 26일 153만9000원까지 올랐으나 고점 대비 거의 50% 하락하면서 톱10 중에선 비교적 낮은 순위에 자리했습니다. 주가에 비해 아쉬운 실적으로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반기 기업공개(IPO)에 나선 자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역시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며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청약에서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이차전지주 쏠림현상이 완화되면서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에코프로가 한국증시에 남긴 유산(?)은 상당합니다. 개인투자 열풍, 공매도 전쟁 등이 바로 그 결과물일 겁니다.
500% 이상의 성적표는 아니지만, 400% 이상 뛰며 톱10에 오른 종목들이 있습니다. 텔레필드(495.53%), 루닛(469.26%), 한미반도체(436.52%), 신성델타테크(427.56%) 등입니다. 한미반도체를 제외하면 모두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들입니다.
톱10을 보니 어떤가요. 블룸버그 측은 올 한해 한국 증시를 이와 같이 설명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의 변동성 선호, 유명 유튜브 인플루언서들의 주가 상승 전망, 경쟁사인 중국 기업들의 미국 시장 확대 어려움 등이 겹친 결과다.” 그럴듯한가요.
2024년 증시를 바라보는 증권가는 반도체 업황 개선을 핵심으로 한 낙관론이 주를 이루는 분위기입니다. 증권가가 전망하는 내년 코스피 고점은 2800이고요. 어쩐지 ‘코스피 3000’은 먼 얘기가 된 것 같지만.
증권가에선 올해 증시의 최대 변수였던 미국 통화정책이 내년에도 주요 변수로 남아 변동성을 키울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반기 미국 대선 등 굵직한 정치 일정 등도 리스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2023년, 전문가들이 예상한 경제 전망이 수정되기 일쑤였고, 역성장이 예상된 미국 경제가 오히려 성장을 거듭하며 정반대로 질주했던 것처럼요.
그럼에도 올 한해 기회는 많았습니다. 톱10 종목처럼 400~500% 아니 1000%가 뛰는 종목들도 나오겠지요. 내년 모두의 성투를 기원합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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