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바람대로 '후반기' 최고 원투펀치 남았다...이제 '풀타임' 원투펀치가 될 수 있을까

조형래 2023. 12. 30.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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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찰리 반즈 /OSEN DB
롯데 애런 윌커슨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선수 구성은 모험 대신 안정이다. 특히 외국인 투수진은 변수를 최소화하는 선택을 했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외국인 투수 구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새로운 팀에 부임한 만큼 모험보다는 안정을 원했다. 김태형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기존 외국인 투수인 찰리 반즈와 애런 윌커슨의 잔류를 원했다. 

그는 "반즈와 윌커슨은 모두 제구력이 안정적이고 경기 운영이되는 투수들"이라면서 "감독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외국인 투수들을 지켜봤지만 좋은 데이터와 기록을 갖고 있어도 적응이 안되며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안 좋은 결과가 나온다. 지금의 반즈와 윌커슨은 안정적인 투수들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구단의 생각도 비슷했고 김태형 감독의 뜻대로 반즈와 윌커슨은 모두 잔류했다. 윌커슨은 지난달 16일,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도장을 찍었다. 95만 달러(계약금 15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그리고 반즈는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결국 롯데 잔류를 선택했다. 반즈는 총액 135만 달러(보장액 120만 달러, 인센티브 15만 달러)에 사인했다.

구단 역시도 "외국인 선수 구성을 하면서, 고민했던 것이 안정감이라는 부분이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계산이 서야 한다. 물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겠지만 반즈와 윌커슨은 어느 정도 검증된 선수들이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수 시장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실정에서 윌커슨과 반즈만한 선수를 다시 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롯데 찰리 반즈 /OSEN DB
롯데 애런 윌커슨 /OSEN DB

두 투수 안정적이다. 그렇다고 구위로 압도하면서 특급 에이스의 위용을 뽐내는 유형은 아니다. 확실한 1선발급 투수들은 아니라는 의미. 대신 안정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144경기를 버티고 책임질 수 있는 유형의 투수다. 냉정하게 1선발급 보다는 2선발급 투수들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나 윌커슨과 반즈는 후반기 한정,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였다. 기록으로도 내용으로도 윌커슨과 반즈는 다른 구단의 원투펀치들을 압도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댄 스트레일리의 대체 선수로 후반기부터 합류한 윌커슨은 13경기 7승2패 평균자책점 2.26(79⅔이닝 20자책점), 81탈삼진, 이닝 당 출루 허용(WHIP) 1.09의 성적을 남기며 KBO리그에 연착륙했다. 13경기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11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그 중 3경기는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였다.

평균 구속 144.1km, 상하 무브먼트 26.1cm의 포심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파고 들었다. 커터, 체인지업, 슬라이더의 조합으로 보더라인을 넘나드는 제구력까지 동반되면서 후반기 위력적인 선발 투수로 자리 잡았다. 9이닝 당 탈삼진은 9.15개로 이닝 당 1개가 넘었고 볼넷은 9이닝 당 2.26개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적인 제구력을 보여줬다.

롯데 애런 윌커슨 /OSEN DB
롯데 찰리 반즈 /OSEN DB

반즈는 지난해 KBO리그 첫 시즌, 31경기 12승12패 평균자책점 3.62(186⅓이닝 75자책점)의 성적으로 성공적으로 적응했다. 2년차 시즌인 올해에도 30경기 11승10패 평균자책점 3.28(170⅓이닝 62자책점)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 했다. 특히 후반기 14경기 6승4패 평균자책점 2.05(87⅔이닝 20자책점)으로 호투 행진을 펼쳤다. 윌커슨과 마찬가지로 후반기 11번의 퀄리티스타트, 3번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기록을 남겼다. 

올해 후반기의 활약을 다가올 2024시즌 동안 꾸준히 이어가면 롯데는 안정적인 선택이 빛을 보게 된다. 김태형 감독도 선발진 고민 없이 시즌을 좀 더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그래도 지난 시즌의 활약이 계속될 것이라고 자신하면 안된다. 어쨌든 새로운 시즌에는 새로운 변수가 도사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내년부터 도입될 피치클락과 자동 볼 판정 시스템은 모든 외국인 투수들의 역량을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윌커슨은 마이너리그 시스템에서 피치클락과 자동 볼 판정 시스템을 경험했는데 결과가 썩 좋지 않았다. 스스로도 "적응하기 힘들었다"라고 인정했다. 무엇보다 윌커슨의 풀타임 시즌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롯데 찰리 반즈 /OSEN DB
롯데 애런 윌커슨 /OSEN DB

반즈는 기록상으로는 꾸준한 투수였다. 그러나 기간을 나눠서 볼 경우, 1년 내내 꾸준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올해 후반기에는 계산이 완벽하게 서는 투수였지만 전반기에는 바뀐 투구폼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퐁당퐁당'의 기복 있는 피칭으로 에이스 역할을 했다고 보기 힘들었다. 2022시즌은 정 반대였다. 전반기에 4일 휴식 로테이션으로 위력적인 경기를 자주 펼쳤다. 하지만 후반기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해야 했다. 반즈도 풀타임 활약을 검증 해야 한다.

2023시즌 후반기 최고의 원투펀치는 과연 2024시즌 내내 최고의 원투펀치로 거듭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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