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AI 모델 공개' 또 내년으로…자꾸 늦어지는 이유는

김승한 기자 2023. 12. 30.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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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자체 LLM(대규모언어모델) '코GPT 2.0' 공개가 사실상 내년으로 미뤄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현재 AI(인공지능) 모델인 코GPT 2.0를 완성하고 내년 공개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다.

코GPT 2.0 공개가 늦어진 이유는 카카오톡 등 자체 서비스와 연계한 구체적인 결합 방안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AI 언어 모델은 확보 완료됐으나, 단순히 언어 모델 공개가 아닌 서비스에 접목하는 형태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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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올 상반기 공개 예정...대내외 이슈로 연기
카카오 "AI 모델은 완성...서비스 연계 등 구상"
지난 9월 카카오 데이터센터 준공식이 열린 26일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에서 홍은택 대표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카카오의 자체 LLM(대규모언어모델) '코GPT 2.0' 공개가 사실상 내년으로 미뤄졌다. 당초 연내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서비스 완성도 등의 이유로 출시가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부터 불거진 대내외 악재로 주요 경영진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도 이같은 신사업 추진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현재 AI(인공지능) 모델인 코GPT 2.0를 완성하고 내년 공개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다. 코GPT 2.0은 카카오가 2021년 11월 선보인 AI 모델 '코GPT'를 고도화한 버전이다. 코GPT 2.0 공개가 늦어진 이유는 카카오톡 등 자체 서비스와 연계한 구체적인 결합 방안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AI 언어 모델은 확보 완료됐으나, 단순히 언어 모델 공개가 아닌 서비스에 접목하는 형태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코GPT 2.0 연내 공개는 물 건너갔다. 앞서 카카오는 코GPT 2.0을 올 상반기 공개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를 하반기로 연기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8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코GPT 2.0은 올해 10월 이후 나올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이마저도 미뤄진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카카오가 뒤처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말 오픈AI의 '챗GPT' 열풍으로 구글, MS(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앞다퉈 생성 AI를 발표했지만, 카카오의 사업 추진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면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 분야는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빠르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빅테크들은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카카오는 자칫 경쟁에서 크게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경쟁사인 네이버(NAVER) 역시 AI 사업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며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올해 8월 한국어에 최적화된 국산 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네이버는 이를 기반으로 검색·콘텐츠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마련하고 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공개 당시 "내부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해당 AI 모델 성능이 GPT-3.5 대비 75% 뛰어나다"고 자신했다. 여기에 SK텔레콤, KT,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들도 자체 LLM을 잇따라 공개하며 서비스 접목 및 신규 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신사업 및 서비스 출시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선 경영 정상화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카카오는 올해 초 하이브의 SM(에스엠)엔터테인먼트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에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가 지난달 구속됐고,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도 조만간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카카오 새 대표로 내정된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내년 1월부터 크루(임직원)를 직접 만나 쇄신 방향과 세부 과제 설정에 대한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한다는 계획이다. 정 내정자는 내년 3월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통해 카카오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 정 내정자는 지난 22일 사내 통신망에 올린 공지를 통해 "(내년 1월부터)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카카오 전체 이야기를 듣기 위해 1000명의 크루를 직접 만나려 한다"며 "미래지향성·거버넌스·사내문화 등 주제별로 그룹을 나눠 들을 것이고, 주제에 따라 일부는 큰 규모, 일부는 작은 규모로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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