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옥죄기에 '눈치보는' 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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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하면서 태영건설에 수천억원을 빌려준 금융사들도 일부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에서 "태영건설 관련 대출이 다수 금융회사에 분산돼 있어 건전성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금융권 스스로 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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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경제부총리 "금융권 충당금 적립 통해 불확실성 대비"
부동산PF 부실 사업장 '질서있는 연착륙' 동의하지만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 등 건설사 책임 금융권에 전가
'2조원+α' 규모 상생금융 지원 대책도 내놨는데…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하면서 태영건설에 수천억원을 빌려준 금융사들도 일부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태영건설이 공시한 지난 3분기 말 차입금 현황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장기차입금은 총 1조4942억원, 단기차입금은 총 6608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국내 은행에서 대출받은 자금은 장기차입금 4693억원, 단기차입금 2250억원 등 총 7243억원이다.
은행별로 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2002억원 규모의 채권을 가지고 있어 가장 많다.
이어 KB국민은행이 1600억원, 기업은행이 997억원, 우리은행이 720억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636억원, 하나은행 역시 619억원을 각각 태영건설에 대출해줬다.
워크아웃이 본격적으로 개시되면 채권 행사 자체가 유예되기 때문에 금융사 입장에서는 일부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특히 제2금융권의 경우 기업대출이 건설업·부동산업에 집중돼 있어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중소·지방 건설사의 줄도산 우려에 더욱 취약하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 28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비은행권의 기업대출 중 건설업·부동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3분기 말 기준 47.4%로 절반에 육박한 것은 물론, 은행(24.0%)의 두 배 수준으로 높다.
하지만 경제부총리와 금융당국까지 나서 태영건설 협력업체에 대한 자금지원을 요청하자 금융권도 난감한 상황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에서 "태영건설 관련 대출이 다수 금융회사에 분산돼 있어 건전성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금융권 스스로 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에 대손충당금 적립을 강화해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촉발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정상화에 대비하겠다는 셈이다.
같은 날 금융감독원도 금융협회 및 주요 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태영건설 협력업체 581개에 대한 금융지원과 유동성 공급을 요청했다.
금융권 입장에서는 금융권 총자산 중 태영건설 관련 대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0.09% 정도로 크지는 않지만, 향후 부동산 PF 사업장들의 연쇄 부실화도 예상되는 만큼 금융당국의 잇달은 지원 요청이 달갑지만은 않다.
앞서 지난 21일 은행권은 고금리, 고물가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을 비롯한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2조원+α'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건설사의 도미노 위기가 금융시장 안정을 헤치는 것은 분명하지만, 부동산 상승기 공격적인 영업을 한 건설사들의 경영책임을 금융권에 마냥 전가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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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지환 기자 viole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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