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 AI로 혈당 관리 필라이즈… 당뇨 전 단계 800만명 조준

이은영 기자 2023. 12. 3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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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건강엔진으로 영양제 맞춤 관리
채혈 없이 혈당 재는 프로그램 선봬
데일리호텔 창업 이어 두번째 도전
“국내에 당뇨 전(前) 단계 인구는 800만명이다. 6~7명 중 한 명은 혈당 관리가 필요한 셈이다. 음식이 혈당에 미치는 영향은 사람마다 다르고, 컨디션에 따라 다를 수 있어 효율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영양제, 식단 맞춤 관리를 넘어 혈당도 인공지능(AI) 분석으로 효과적으로 관리하려고 한다.”

신인식 필라이즈 대표는 “필라이즈는 출시 1년여 만에 매달 70만명 이상이 찾는 건강관리 1등 앱(애플리케이션)이 됐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필라이즈는 지난해 4월 모바일 앱 서비스를 시작한 초개인화 건강관리 플랫폼이다. 이용자의 국가 건강검진 데이터와 기저질환, 알레르기, 흡연·임신 등 건강 정보, 건강 목표를 기준으로 이용자의 영양제 섭취를 돕는다.

이용자가 복용 중인 영양제를 입력하면 자체 AI 건강 엔진이 섭취 상태를 점검하고 최적의 조합을 추천한다. 영양제를 언제 먹는 것이 가장 좋은지에 따라 일정을 짜주고 알림을 제공한다. 간헐적 단식, 식단 관리, 수분 보충, 운동 관리 등도 이 앱에서 할 수 있다. 필라이즈는 채혈 없이 혈당을 재는 연속혈당측정기와 연동한 AI 혈당 관리 프로그램 ‘슈가케어’도 이달 출시했다.

신인식 필라이즈 대표. 신 대표는 2013년 데일리호텔을 창업해 2019년 야놀자에 매각한 뒤 2년 만인 2021년 데일리호텔 창업멤버 윤정원 COO와 필라이즈를 창업했다. 번개장터 공동 창업자 채효철 CTO도 함께 하고 있다. /필라이즈 제공

신 대표는 2019년 호텔 당일 예약 서비스 ‘데일리호텔’을 야놀자에 매각했다. 신 대표는 데일리호텔 창업 멤버였던 윤정원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함께 2021년 필라이즈를 창업했다. 채효철 번개장터 공동창업자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합류했다. 신 대표는 “최고의 플랫폼 전문가가 모였다. 건강관리의 모든 영역을 다루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를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패스트파이브에서 만났다.

―데일리호텔과는 전혀 다른 분야다.

“그렇다. 2019년에 데일리호텔을 매각한 뒤 1년가량 쉬었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자연스럽게 건강에 관심을 두게 됐다. 7~8년 동안 데일리호텔을 운영하면서 건강을 전혀 신경 쓰지 못하다가 영양제도 먹기 시작하고 식단 관리도 하게 됐다. 그러다 ‘사람마다 몸이 다른데 영양제는 왜 맞춤형이 없고 유행을 따라 먹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겼다. 이에 공감한 윤정원 COO와 같이 문제를 해결해 보고 싶었다. 시장은 큰데 아무도 이런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았다.”

―회사 경영 측면에서 데일리호텔 때와 무엇이 다른가.

“데일리호텔은 첫 창업이라 모든 순간이 처음이었다. 지금은 시기별로 뭘 준비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 환경 측면으로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2013년 데일리호텔 창업 때에 비해 아주 좋아졌다. 인사관리(HR), 재무 등 기업 운영과 관련한 소프트웨어형 서비스(SaaS) 제품도 많고 공유 오피스도 많아졌다. 이전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필라이즈 모바일 앱 화면. 한 화면에서 영양제 섭취와 식단, 운동 현황을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 /필라이즈 캡처

―필라이즈 인적 구성은 어떻게 돼 있나.

“팀원은 10명이다. 약사 겸 영양사가 내부에 있다. 그리고 외부 감사로 한의학 박사와 의사들이 있다. 내·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해 서비스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내부 팀원 중엔 개발자가 대다수다.”

―헬스테크(건강 관리+기술)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국내 영양제, 케어푸드(맞춤 식단), 디지털 헬스케어 등 국내 건강 관리 시장은 26조원 정도로 보고 있다. 그중에 영양제 시장은 6조5000억원가량 된다. 당뇨인을 위한 저당 식단 등 케어푸드 시장은 2조5000억원, 디지털 헬스케어가 1조원가량이다. 우리와 같은 플랫폼을 운영하는 경쟁사는 국내에 아직 없다. 혈당 관리 서비스는 해외에서 투자 유치가 활발하다.”

―슈가케어 서비스를 소개해 달라.

“당뇨 전 단계를 대상으로 당뇨 예방과 체중 감량을 돕는 서비스다. 연속혈당측정기를 활용한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피부 표면에 센서를 부착해 채혈 없이 24시간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다. 연속혈당측정기와 스마트워치의 데이터, 이용자가 직접 필라이즈 앱에 입력하는 라이프로그(일상을 디지털 공간에 저장하는 것)를 통합한 뒤 혈당이라는 관점에서 이용자의 건강 상태를 보여준다.

필라이즈의 혈당 관리 서비스 '슈가케어'. /필라이즈 제공

필라이즈 앱에서 24시간 혈당 그래프를 볼 수 있는데 ‘뭘 먹었더니 혈당이 얼마까지 올랐다’와 같은 추론 정보를 알려준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 일주일 동안 먹은 음식 중 혈당을 가장 많이 올린 음식’과 같은 통계도 알 수 있다. 슈가케어는 AI 혈당 예측 모델을 테스트 중이다. A, B, C 음식을 섭취했을 때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D 음식을 먹었을 때의 신체 반응을 추론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수익은 어떻게 내고 있나.

“슈가케어가 첫 번째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유료 서비스다. 그간은 B2B(기업 간 거래) 광고로 수익을 냈다. 당장 수익 욕심을 내기보다 기본적인 관리 프로그램은 계속 무료로 제공하려고 한다. 국내 당뇨 전 단계 인구만 800만명에 이르는 등 당뇨 관리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 슈가케어 서비스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

―지난 9월에 12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자들은 필라이즈의 어떤 점에 주목했나.

“스타트업 투자 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했지만, 그래도 건강관리 시장 자체는 매력적이다. 그다음은 어떤 기업이 이 시장을 이끌 것인가가 문제인데, 필라이즈는 플랫폼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팀이고 빠르게 영양제 정보 1위 플랫폼을 키워내 뛰어난 실행력과 성과를 보였다고 평가받았다. 투자금은 AI 개발에 쓸 예정이다. LLM(거대언어모델) 기반 상담 기능을 출시하려 한다.”

―필라이즈의 중장기 목표는.

“우리가 관리를 돕는 만성 질환 대상을 당뇨에서 혈압, 고지혈증 등 여러 질환으로 확대하려 한다. 그에 맞는 프로그램들을 개발할 예정이고, 여기에 커머스 서비스를 붙여 건강관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필요한 모든 영역을 필라이즈가 다루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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