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연말”…중년부터 MZ세대까지 물품 기부가게 인기
“어렵게 느껴졌던 나눔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어 기부가게를 자주 찾는 것 같습니다.”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도 연말연시에 물건을 기부하고, 수익금이 소외계층 복지에 사용하는 물품 기부가게가 중년 세대는 물론 젊은 세대에게도 인기인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MZ세대의 ‘가치소비’ 문화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29일 오후 수원특례시 장안구의 굿윌스토어 밀알수원북문점. 깨끗하게 진열된 매장에는 모자를 둘러보는 중년 남여와 간식을 둘러보는 젊은 커플 등 다양한 연령·성별의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남성코트 2만원, 여성코트 1만5천원 등 제품은 시중가의 40~50%로 판매되고 있었다. 이현지씨(20대)는 “평소 리사이클링(재활용)에 관심이 많았는데 ‘자원순환’이라는 문구를 보고 궁금해서 들어왔다”며 “자원순환이나 재활용에 사람들이 쉽게 접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곳은 개인·기업의 기부 물품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장애인 직원에게 일자리와 급여를 제공한다. 이날 가게에선 장애·비장애인 직원이 한데 섞여 계산이나 물건 진열 등 영업근무와 기부품의 분류작업 등을 수행하고 있었다. 직원 문모씨(33)는 “이전 회사에선 사무보조 작업을 했는데 이곳에선 고객이나 다른 직원과 소통하며 작업할 수 있어 좋다”며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아름다운가게 수원정자점. 매장에는 의류뿐만 아니라 도서, 음반류와 가방, 신발 등 잡화류와 장난감과 완구류 등 학생을 위한 제품 등 다양한 품목의 제품이 진열돼 있었다. 어린 자매와 방문한 모녀 손님 등은 꼼꼼히 물건을 둘러보고 자원활동가 직원들은 기부품을 매장으로 옮기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곳은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개인·기업이 기부한 물건의 판매 수익금으로 지역사회 소외계층을 돕는다. 특히 시민의 참여로 이뤄진다는 게 특징이다. 가게 벽면에는 자원의 재순환을 통한 탄소절감, 기후환경 개선 효과 등이 적혀 있었다. 주부 한소영씨(46)는 “멀쩡한 옷이 있어도 집에 놔둘 곳이 없어서 그냥 버리기도 했는데 그런 옷으로 기부할 수 있다는 취지가 좋다”며 “저렴하게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어 헛돈 쓰지 않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노연희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젊은층은 환경이나 기후문제를 ‘내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내게 필요 없는 물건을 누군가 재사용하며 환경문제 해결에 일조한다는 효용감을 가지고 동시에 기부도 할 수 있다는 ‘효율성’ 측면에서 만족하는 것”이라며 “돈을 직접 내는 기부보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여기에 저렴하게 물건도 구매할 수 있다는 게 이들에게 접근 문턱을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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