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핫해치’의 대명사… 폭스바겐 골프 GTI
작은 해치백의 차체에서 강력한 동력 성능을 뿜어내는 차종을 핫해치(Hot Hatch)라고 부른다. 핫해치의 상징과 같은 차가 폭스바겐 골프 GTI다. 골프 GTI를 시승해보니 아우토반(독일 고속도로)을 휘젓고 다닌다고 해서 붙은 ‘포켓 로켓(주머니 속 로켓)’이라는 별명이 실감 났다.
골프 GTI는 1976년 1세대가 출시됐다. 현재 8세대까지 풀체인지(완전변경)가 이뤄졌다. 차체는 길이 4290㎜, 너비 1790㎜, 높이 1450㎜의 아담한 크기다.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는 기본형 골프를 기반으로, 고성능 특화 디자인을 곳곳에 도입했다. 일반 골프보다 강렬한 GTI 모델 전용 디자인은 달리기를 강조한 듯한 인상을 준다. 예를 들어 앞 범퍼 하단 공기 흡입구는 차폭을 꽉 채울 만큼 넓고, 독특한 벌집 모양이다. 공기 흡입구 좌우에 알파벳 ‘X’ 모양 안개등을 배치했다. 전면을 가로지르는 주간주행등(DRL) 상단에 붉은색 가로선을 배치했고 19인치 휠에 붉은색 브레이크 캘리퍼를 적용했다.
실내는 테두리에 붉은색 선을 추가한 스포츠 시트와 GTI 로고가 박힌 스티어링 휠(운전대)이 눈에 띈다. 디지털 계기판은 10.25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는 10인치 크기다. 디지털 계기판은 순간 출력, 엔진의 부스트 압력, 랩 타이머 등 스포츠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표출한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기 전부터 스포츠 주행을 기대하게끔 한다.
다만 차급의 한계로 뒷좌석 레그룸(다리를 뻗는 공간)은 좁다. 뒷좌석과 트렁크가 연결된 해치백이라 부피가 큰 짐을 실을 수 있다는 실용성은 장점이다. 골프 GTI 트렁크 적재 용량은 기본 374리터(ℓ)인데,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230ℓ까지 늘어난다.
골프 GTI는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변속기(DSG)를 조합한다. 최고 출력 245마력, 최대 토크 37.7㎏·m의 성능을 발휘한다. 7세대(최고 출력 211마력)보다 동력 성능을 높였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2초, 최고속도는 250㎞/h다. 전륜구동으로 움직인다.
실제 주행 성능은 제원보다 뛰어나다는 느낌이 든다. 작은 차체와 비교적 가벼운 공차중량(1496㎏)의 영향이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의 발진감은 출력이 더 높은 중형 세단을 탈 때와 비슷하다. 100㎞/h 안팎까지 손쉽게 속도를 올린다.
RPM(분당엔진회전수)이 치솟으며 발생하는 엔진음은 질주 본능을 자극한다. 블루투스로 연결한 음악을 끄고 엔진음을 들으며 주행해도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폭스바겐의 고급 브랜드 포르셰가 연상된다.
해치백은 세단과 비교하면 무게중심이 높은데, 골프 GTI는 일반 골프보다 지상고(땅과 자동차 바닥 사이의 거리)를 15㎜ 낮춰 고속 코너링도 안정적으로 소화한다. 골프 GTI는 좌우 바퀴의 토크 배분을 0~100% 범위에서 맞춤 제어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서스펜션은 단단한 편인데, 일상 주행을 해칠 정도로 과하지는 않다.
골프 GTI의 연비는 복합 기준 11.5㎞/ℓ다. 도심에서 10.1㎞/ℓ, 고속 주행에서 13.9㎞/ℓ의 연비를 보였다. 강력한 퍼포먼스와 우수한 연료 효율을 겸비한다.
골프 GTI는 단일 트림으로 국내에 출시됐다. 국내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옵션을 갖추고 있다. 앞좌석 통풍 시트, 앞·뒷좌석 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등이다. 또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 헤드업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
아울러 방향 지시등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다이내믹 턴 시그널’을 앞뒤에 모두 적용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포함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 ‘IQ.드라이브’를 탑재했다. 가격은 47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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