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2024…빅리거 첫 발 떼는 이정후, 더 빛나야 할 김하성·류현진
김하성 4년 계약의 마지막 해, 류현진은 부상 후 첫 풀타임 시즌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2024년 갑진년에도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질주는 계속된다. 빅리그 데뷔 시즌을 맞는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부터 'FA 로이드'를 노리는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그리고 부상 후 첫 풀타임 시즌을 맞이하는 류현진(36)까지 미국 전역에서 활약이 펼쳐진다.
가장 많은 관심을 끄는 건 단연 이정후다. 입단 과정부터 이슈의 중심에 섰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빅리그 문을 두드린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계약 기간 6년 총액 1억1300만달러에 사인하며 '잭팟'을 터뜨렸다.
정규 시즌 막판 이정후를 보기 위해 단장이 직접 고척돔을 찾는 등 이정후를 향한 샌프란시스코의 관심은 널리 알려졌지만 이 정도 규모의 계약을 맺을 거라고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이정후는 역대 빅리그에 진출한 아시아 야수 중 최고 대우를 받고 태평양을 건넜다. 뿐만 아니라 단숨에 팀내 최고 연봉자로 떠올랐다.
거액을 투자한 만큼 샌프란시스코도 이정후 띄우기에 열을 올렸다. 구단 공식 SNS를 이정후 관련 게시물로 도배했고, 이정후의 반려견까지 소개하는 등 끊임없이 이야깃거리를 생산했다. 이정후도 입단 기자회견에서 영어로 소감을 밝히고, 유니폼을 입고 취재진에 '핸썸?'이라고 유머를 던지는 등 당당한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정후를 향한 미국 현지의 기대치는 높다. 다수의 매체는 이정후가 데뷔 시즌부터 팀의 1번 타자 중견수를 맡을 것으로 예측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밥 멜빈 감독 역시 "이정후를 리드오프로 활용할 것"이라고 공언하며 신뢰를 나타냈다.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이정후가 내년 시즌 타율 0.288, 8홈런, 62타점, 56득점, 출루율 0.346, 장타율 0.416의 성적으로 빅리그에 연착륙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후는 "당장 목표를 세우기보다 매 경기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스플래시 히트(오라클파크의 우측 담장을 넘겨 맥코비만 바다로 공을 보내는 장외 홈런) 홈런은 꼭 한 번 쳐보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정후보다 3년 앞서 태평양을 건넌 김하성에게도 2024년은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샌디에이고와 4년 계약을 체결한 김하성은 어느덧 계약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있다. 앞선 3년 동안 김하성은 차근차근 성장했다. 첫해 시행착오를 거친 김하성은 두 번째 시즌 주전 선수의 부상으로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팀의 핵심 내야수로 자리매김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도 대형 계약을 맺은 잰더 보가츠에게 유격수 자리를 내주고 2루수로 포지션을 바꿨지만,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을 갖춘 김하성은 곧바로 2루수 자리에 적응하며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1루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공수 모두 커리어 하이를 찍은 김하성은 시즌 종료 후 최고의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골드글러브(유틸리티 부문)를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빛나는 한 해를 보냈지만 김하성의 눈은 내년 시즌을 향해있다. 계약 마지막 해 더 나은 성적을 거두고 몸값을 높여 FA 대박을 터뜨리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때부터 중요하지 않은 시즌이 없었다. 똑같이 해오던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다. 무엇보다 안 다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각오를 전했다.
메이저리그 터줏대감 류현진은 내년 시즌 뛸 새 팀을 물색하는 중이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1년을 통째로 쉰 류현진은 지난 8월 복귀해 11경기에서 52이닝을 소화하며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100% 만족스러운 성적을 아니었지만 수술 후 통증 없이 정상적으로 공을 던졌다는 것만으로 의미있는 시즌이었다.
무엇보다 토론토와 4년 계약 마감을 앞두고 건재함을 증명했다는 것이 류현진 스스로에게 뿌듯함을 안겼다. 아직 계약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들려오고 있지 않지만, 미국 현지에서 류현진이 필요한 팀에 대한 뉴스가 나오고 있어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현재 미국에서 검증된 투수들과 거액에 계약하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류현진에게 호재다.
류현진도 당장은 KBO리그 유턴보다 빅리그 잔류에 무게를 두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오타니 쇼헤이에 이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 등 대형 투수들이 속속 둥지를 찾았고, 다른 FA 투수들의 연쇄 이동이 시작되면 머지않은 시간 내에 류현진의 거취에 대한 소식도 나올 전망이다.
류현진이 새 팀을 찾게 되면 부상 복귀 후 첫 풀타임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 우려 섞인 시선도 있지만 올해 희망을 본 류현진은 자신감이 넘친다.
류현진은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은 활약을 보일 거라고 생각한다. 수술하고 재활하는 동안 많은 응원과 격려를 해주셨는데 너무 감사드린다. 좋은 경기로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uperpow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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