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SBS 연기대상’이 대상 이제훈, 김태리부터 7명이 수상한 신인상까지 여전한 상 쪼개기로 아쉬움을 남겼다.
12월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는 방송인 신동엽, 배우 김유정의 진행으로 ‘2023 SBS 연기대상’이 열렸다.
‘2023 SBS 연기대상’에서는 대상 후보에 ‘모범택시2’ 이제훈, ‘악귀’ 김태리, ‘낭만닥터 김사부3’ 한석규,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김래원이 오른 가운데 이제훈, 김태리가 공동으로 대상을 수상했다. 대상이 공동 수상을 한 것은 2018년 ‘키스 먼저 할까요?’로 감우성, 김선아가 수상한 후 5년 만이다.
마지막 회 시청률이 21%를 돌파한 ‘모범택시2’와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를 그리며 모든 회차 1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악귀’의 인기에 힘입어 이제훈, 김태리 둘 다 유력한 대상 후보로 손꼽혔으나, 한석규와 김래원이 이날 시상식에 불참하면서 현장에 참석한 대상 후보 두 명이 모두 수상하는 상황이 됐다. 수상 소감 순서를 결정하기 위해 두 배우가 가위바위보를 하는 독특한 광경도 펼쳐졌다.
김태리는 “결코 쉽지 않은 작품이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음은 끝까지 함께한 모든 동료들 덕분이었다. 결과보다 과정이 소중했던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좋은 결과까지 만들어주신 시청자들에게도 감사하다. 아직은 배우고 있는 연기자지만 언젠가는 제가 배운 것들, 받은 것들을 모두 나눠줄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그때까지 감사히 열심히 일하도록 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훈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한다는 ‘모범택시’의 주제를 떠올리며 “시즌2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 실제 사건을 겪은 분들에게 위안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서 연기했다. 많이 모자라고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다행히 저에게는 너무 좋은 감독, 작가, 동료 배우, 스태프들이 함께 있었기 때문에 부족함을 채워가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라며 “현장에서 외롭고 힘든 순간이 많았는데 우리 무지개 운수 식구들과 함께하면 정말 행복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SBS는 상 인심은 후했다. 시상식 시작부터 ‘법쩐’ 강유석부터 ‘국민사형투표’ 권아름, ‘7인의 탈출’ 김도훈, ‘악귀’ 양혜지, ‘낭만닥터 김사부3’ 이신영, ‘낭만닥터 김사부3’ 이홍내, ‘트롤리’ 정수빈까지 무려 7명이 신인상을 수상했고, 청소년 연기상도 ‘국민사형투표’ 최현진, ‘낭만닥터 김사부3’ 한지안, ‘악귀’ 박소이, ‘모범택시2’ 안채흠 4명이 이름을 올렸다.
‘2023 SBS 연기대상’은 시즌제 드라마, 미니시리즈 멜로/로코, 미니시리즈 장르/액션 부문으로 나눠 시상을 진행했다. 몇 작품 없는 가운데, 그마저도 쪼개려고 하니 시상식 내내 각 작품들의 집안싸움만 펼쳐졌다.
특히 우수연기상 미니시리즈 멜로/로코 부문에서는 남자 후보 4명 중 3명이 ‘꽃선비 열애사’에 출연한 강훈, 려운, 정건주였고, 여자 후보는 신예은, 조혜주, 황보름별로 모두 ‘꽃선비 열애사’에 출연한 배우들만 올랐다. 한 해 동안 호연을 펼친 배우들 가운데 고심 끝에 후보를 선정했겠으나, 2024년에도 현재와 같은 시상 항목을 선택할 것인지는 한 번쯤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한편 고(故) 이선균의 비보 속에서 시상식은 대체로 차분하게 진행됐다. 참석한 배우들과 관계자들도 대부분 검은색 의상을 입었고, 홍경은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당초 화려한 퍼포먼스를 준비했던 화사는 ‘LMM’이라는 곡으로 바꿨다. 차분한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화사는 ‘떨어지는 비에도 꽃은 피어나니까’, ‘희미해 내일의 우린 바람이 서로를 아프게 해’ 등 가사로 ‘LMM’을 열창하며 주위를 먹먹하게 했다. 이선균이 주연 배우로 출연한 '법쩐' 팀도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전원 시상식에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