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이야기⑤] 14명 희생 '오송 참사'..."진상 규명하고 재발 막아야"

이성우 2023. 12. 29.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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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발생 6개월 흘렀지만 진상 규명 더뎌
유족들 심리치료 등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
유족 등이 참여한 자체 진상규명조사위원회 발족

[앵커]

지난 7월, 충북 청주에선 폭우로 미호강 임시 제방이 무너지며 오송읍 궁평2 지하차도가 침수돼 14명이 숨졌습니다.

오송∼청주 도로 확장공사를 위해 기존 제방을 무단 철거하고 임시 제방을 부실하게 쌓은 것이 사고 1차 원인을 제공했는데요.

올 한해 주요 사건 사고 이슈를 돌아보는 '2023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

사고 발생 반년이 지난 현장을 이성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폭우로 미호강 임시제방이 무너지면서 강물로 들어 차버린 오송 궁평2 지하차도.

급격히 불어난 물에 차도를 통과하던 시민 14명이 미처 대피하지 못해 숨지고 11명이 다쳤습니다.

침수사고가 발생한 지하차도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지금은 차량 통행이 전면 금지된 상태입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유족들의 시간은 여전히 사고 당일에 멈춰 있습니다.

계절이 두 번이나 바뀌었지만, 제대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겁니다.

사고가 나기 전 수십 차례의 위기 신호가 있었지만 제대로 대처한 관계기관은 없었고,

사고 이후 책임 소재를 놓고도 서로 미루기만 하는 실정입니다.

사고 이후 유족들은 심리 치료 등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이경구 /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 : 정상적인 생활을 하시는 분도 일부 계시지만 아직도 좀 괴로워하시고 정상적인 생활을 못 하시는 분도 있으세요. 계속 정신 치료를 받으시고 저희가 2주에 한 번씩 트라우마 센터에서 도움을 받아서 교육도 받고….]

여기에 기약 없이 길어지는 수사에 유족들은 답답함을 호소하는 상황.

결국, 유족들과 시민단체, 그리고 전문가들이 자체 진상규명조사위원회를 발족하고 원인 규명에 나섰습니다.

현장 실사와 관련 자료 연구 등을 토대로 자체 분석한 사고 원인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시민들도 그날의 참사가 다시는 반복해서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철저한 조사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온영길 / 충북 청주시 : 참변을 당하신 분들한테는 깊은 마음으로 애도의 뜻을 표현하고 유가족들은 슬픔이 많으시겠지만, 앞으로는 다시는 그런 참사가 안 나도록….]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168일째.

유족들은 하루빨리 진상 규명을 해 시민들이 더는 거리에서 희생되지 않는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YTN 이성우입니다.

촬영기자 : 원인식

YTN 이성우 (gentl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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