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기록K]⑤ 제주 최대 지역주택조합 비리…“엄벌해 달라”
[KBS 제주] [앵커]
KBS는 올 초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거액을 투자했다가 떼일 위기에 놓인 지역주택조합 가입자들의 이야기를 연속보도했습니다.
가입자 270여 명이 낸 조합 자금 160억 원이 사라진 과정과 횡령 의혹 등을 집중보도했는데요.
지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기록 K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9년 2만 6천여㎡ 부지에 200여 가구의 아파트를 짓겠다며 추진된 아라지구 지역주택조합 사업.
비슷한 시기 제주대 인근 2만 8천여㎡ 부지에 200여 가구의 아파트를 짓겠다며 추진된 아라동 지주택 사업.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두 조합에 가입한 인원은 270여 명, 이들이 빚까지 져가며 낸 계약금과 분담금은 160억 원에 이릅니다.
하지만 수년째 조합 설립조차 하지 못했고, 자금은 바닥났습니다.
사업도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KBS는 해당 조합의 업무대행사가 광고비와 홍보비 등을 과도하게 사용한 정황을 발견했고, 업무대행사를 관리·감독해야 할 추진위원회가 업무대행사 대표와 특수 관계였던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습니다.
취재를 통해 업무대행사 대표가 조합원 모집 과정에서 사기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사실, 허위 조합원 모집 문제 등도 취재해 수면 위로 드러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관련자들은 취재진을 협박하거나,
[김 모 씨/전 아라동 추진위 이사/지난 3월 7일 KBS 보도 : "이XX 진짜 죽여서 끝내버릴까 보다. 개XX가 이래서 살인이 나는 거야. X로 그냥 배를 확 쑤셔버리고 싶네!"]
소송을 걸겠다며 질문을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이 모 씨/업무대행사 대표/지난 3월 13일 KBS 보도 : "제가 정리해서 내용증명 보낼 거니까 그거 가지고서 쓰세요. 제가 필요하면 방송정지 가처분이든 뭐든 할 테니까."]
더 나아가 제주시가 2년 전 두 지역주택조합이 문제가 있다며 수사를 의뢰했지만, 경찰이 혐의가 없다며 관련자들을 입건조차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해 보도했습니다.
[A 씨/아라지구 지역주택조합 가입자/지난 3월 8일 KBS 보도 : "그때 만약에 제대로 수사만 들어갔으면 이렇게 커지지 않았을 거고. 그리고 돈도 남아있을 거고."]
KBS 보도 이후 200명 넘는 가입자들이 업무대행사 대표 등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제주경찰청은 업무대행사 사무실과 노트북 등을 압수수색하고 10개월째 수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유두상/아라지구 가입자 : "너무 수사가 지지부진하고. 거의 1년 가까이 돼가는데 사실은 분명히 어느 누가 봐도 그 사람이 죄인데 그걸 처벌할 수 없다는 것. 이렇게 오래 걸린다는 것도 사실 기다리기가 너무 버겁고."]
이제나저제나 경찰 수사 결과만 기다리는 가입자들은 뼈를 끊는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아라지구 가입자 C 씨/음성변조 : "대출받은 거 이자는 나가고 있고. 또 우리 아이들 살림 신혼집 살려고 준비했던 건데 솔직히 말하면 답답하다 못해 죽을 심정입니다 진짜."]
업무상 횡령과 배임 혐의 등으로 수사 대상에 오른 인물만 10여 명.
경찰은 관련자들의 계좌 내역과 자금 흐름을 광범위하게 분석하고 있다며,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
문준영 기자 (m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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