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 선포했지만…SNS엔 “잘 받았다” 후기글 여전
[앵커]
마약을 탄 음료로 학생들을 협박하고, 집단 마약 파티가 적발되는 곳, 한국.
마약은 이제 먼나라 이야기가 아닌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가 됐습니다.
특히 SNS로 마약 거래가 쉬워지며 일상으로 더 깊숙이 퍼졌는데, 그 마약 실태와 대안을 최인영, 원동희 기자가 연속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곳은 서울 강남의 대치동 학원가입니다.
학생들이 많이 오가는 이 평범한 공간이 마약 범죄 현장이 된 건 지난 4월입니다.
누군가 학생들에게 필로폰 등이 섞인 음료를 나눠 줬고, 큰 의심 없이 마신 겁니다.
카페 거리로 유명한 서울 주택가에선 마약 공장이, 용산의 한 아파트에서는 현직 경찰관이 연루된 집단 마약 모임이 적발됐습니다.
이태원 클럽에선 대놓고 마약을 하는 모습이 KBS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습니다.
일상 곳곳에 침투한 마약 범죄는 청년층에 급속히 번지고 있습니다.
올해 마약 사범 가운데 30대 이하 비중은 전체의 70%에 가까웠고, 특히, 10대는 지난해보다 3배 넘게 늘었습니다.
텔레그램 등 SNS를 마약 유통과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고, 형태도 젤리와 사탕 등으로 모습을 바꾸고 있습니다.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상화폐도 이용하는 등 수법은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돈은 받은 판매상들은 마약의 위치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합니다.
주택가와 지하철역, 공원...
우리 주변 어디에든 마약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단 겁니다.
경찰이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마약 범죄 대응에 나선 이유입니다.
[윤희근/경찰청장 : "마약 범죄의 심각성이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불퇴전의 각오로 '마약 범죄와의 전면전'을 선포합니다."]
[리포트]
경찰의 강력 대응이 시작된 지 8개월, 올해 마약류 사범 검거 인원은 지난해에 비해 40% 가까이 늘어 역대 최다였습니다.
그렇다면 마약 거래 현장은 어떨까요?
실제 마약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텔레그램방입니다.
지난 5월 취재차 들어가본 채팅방인데, 여전히 '성업' 중입니다.
심지어는 이렇게 마약을 잘 받았다는 '오늘자' 후기글도 있습니다.
텔레그램을 이용한 쉽고 빠른 거래, 마약 중독자에겐 매일 매일이 유혹입니다.
[마약류 중독 경험자/음성변조 : "구하는 데까지 시간이 좀 있고 어떤 단계들이 있다면 '이건 아니다' 결심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있을 거 같은데, 너무 쉽게 구하다 보니까..."]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한 마약 거래는 통계는 커녕 실태 파악조차 어렵습니다.
국내로 마약 반입을 막는데도 허점은 여전합니다.
1g의 마약 가루를 3초 만에 탐지하는 이른바 '마약 스캐너'가 내년에 전면 도입되지만 실효성은 의문입니다.
동남아 등 마약 밀수가 많은 우범국가 입국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약과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마약은 일상에 더 가까이 다가온 상황.
[김영호/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 "처벌하고 격리만 했기 때문에 결국 교정기관에서 나온 사람들은 다시 약물을 사용하고 재범으로 이어지는 마약류 중독의 악순환이..."]
단속과 처벌을 넘어 유통을 차단하고 중독자 재활까지 돕는 종합 대책이 나와야 한단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원동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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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
원동희 기자 (eastsh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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