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로켓 전문가’ 국방장관 후임에 해군 출신... 남중국해·대만해협 갈등 염두했나
지난 10월 돌연 낙마했던 리상푸 전 국방부장(장관)의 후임으로 둥쥔(董軍·62) 전 해군사령관이 임명됐다. 미국과의 군사 대화를 책임져야 하는 중국 국방부장 자리가 두 달 만에 겨우 채워진 것이다. 중국 국방부장에 해군 장성이 임명된 것은 1949년 건국 이후 처음이다. 미사일·로켓 등 항공우주 분야 전문가였던 리상푸의 뒤를 이어 해군 출신이 국방부장에 오른 것은 중국 군부에서 해군의 중요성이 강조됐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2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폐막한 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제7차 회의에서 둥쥔이 신임 국방부장에 임명됐다. 둥쥔은 산둥성 옌타이 출신으로, 1978년 중국의 해군사관학교 격인 다롄함정학원(大連艦艇學院)을 졸업하고 해군 생활을 시작했다. 해군사령부 군훈(軍訓)부 부장, 북해함대 부참모장, 해군 92269 부대 사령관 등을 두루 거쳤다. 2012년 7월 별(소장)을 달았고 이듬해 동해함대 부사령관에 올랐다. 해군 부참모장(2014년 12월), 남부전구 부사령관(2017년 3월)을 거쳐 2018년 7월 중장에 올랐다. 2021년에는 상장(대장 격)으로 진급하며 해군사령관을 맡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권력 서열 205위 이내인 12기 당 중앙위원에 선출됐다.
둥쥔은 대외 교류 경험이 풍부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2015년 8월과 2016년 9월 중국·러시아의 해상 연합 군사 훈련에서 중국 해군을 지휘했고, 2020년 1월에는 중국·파키스탄 해상 연합 군사 훈련을 이끌었다.
중국이 국방부장을 새로 임명하면서 미국과의 군 고위급 소통도 원활해질 전망이다.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양국이 내년에 일련의 고위급 군사 협상을 벌일 예정인데 중국 국방부장의 공석이 대화 재개의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중국 쪽 카운터파트가 없어 곤란한 상황이었다.
일각에선 해군 출신인 둥쥔의 국방부장 임명을 두고 중국 지도부가 해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대만해협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의 해군 전력 강화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7월 31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해군 부사령관이었던 왕허우빈(王厚斌)을 전략 핵미사일을 운용하는 로켓군 사령관에 임명했다. 해군 출신이 중국 5대 군종 중 하나인 로켓군의 수장을 맡게 한 것이다. 지난 25일 열린 상장 진급식에서는 후중밍(胡中明) 전 해군 참모장이 둥쥔의 해군 사령관 자리를 물려 받으며 또 한 명의 해군 출신 상장이 됐다.
한편, 지난 3월 국방부장에 발탁됐던 리상푸는 8월 29일 이후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상태다. 지난 10월 24일에는 공식 해임돼 최단명(最短命) 국방부장이란 기록을 썼다. 해임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화권 매체들은 그가 로켓군 사령관의 군 납품 관련 부패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리상푸는 미사일·로켓 등을 망라하는 항공우주 전문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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