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관위원장에 임혁백 교수…12년 만에 외부 인사
공천 잡음 의식한 외부 영입 해석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사진)를 내년 총선 후보자 공천을 총괄할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공관위원장으로 민주주의 세계적 석학이신 임 교수를 임명했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변화를 주도하는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공정한 선거관리를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대표적인 진보 정치학자다.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치개혁 연구실장을 역임했다. 지난 14일 친문재인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에서 강연을 하는 등 최근까지도 정치권에 자문을 해왔다.
민주당이 공관위원장에 외부 인사를 임명한 것은 2012년 19대 총선 당시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이후 12년 만이다. 당 지도부는 ‘공정’과 ‘통합’을 강조하며 줄곧 외부 인사를 물색해왔다. 최근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가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 의원들의 경선 상대에 잇따라 부적격 판정을 내리고 ‘호남 친명 후보자 추천 명단’이 떠도는 등 당내에서 공천 불공정 우려가 커지자 이를 잠재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민주당 원로들도 공천 잡음으로 인한 분당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만큼 계파를 초월한 정치학자를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
비이재명계에서는 임 교수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김부겸·정세균 총리가 혁신과 통합을 이야기했는데 귓등으로도 안 듣고 ‘내 스케줄대로 가겠다’는 것을 선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친명팔이 한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 공천은 어떻게 할지 등이 (통합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지난 14일 민주주의 4.0 강연에서 정당 대의제 훼손과 포퓰리즘에 대해 비판을 많이 하셔서 싱크탱크(세바정) 참여 이력을 가지고 친명이냐, 비명이냐를 단순히 따질 수 없을 것 같다”며 “진보 진영에서는 신뢰가 있는 분이라 (이 대표가) 편향되거나 공정하지 못하다는 부분은 해소하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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