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관위원장에 임혁백 교수…12년 만에 외부 인사

탁지영 기자 2023. 12. 29.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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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때부터 자문 맡아온 정치학자
공천 잡음 의식한 외부 영입 해석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사진)를 내년 총선 후보자 공천을 총괄할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공관위원장으로 민주주의 세계적 석학이신 임 교수를 임명했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변화를 주도하는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공정한 선거관리를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대표적인 진보 정치학자다.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치개혁 연구실장을 역임했다. 지난 14일 친문재인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에서 강연을 하는 등 최근까지도 정치권에 자문을 해왔다.

민주당이 공관위원장에 외부 인사를 임명한 것은 2012년 19대 총선 당시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이후 12년 만이다. 당 지도부는 ‘공정’과 ‘통합’을 강조하며 줄곧 외부 인사를 물색해왔다. 최근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가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 의원들의 경선 상대에 잇따라 부적격 판정을 내리고 ‘호남 친명 후보자 추천 명단’이 떠도는 등 당내에서 공천 불공정 우려가 커지자 이를 잠재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민주당 원로들도 공천 잡음으로 인한 분당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만큼 계파를 초월한 정치학자를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

비이재명계에서는 임 교수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김부겸·정세균 총리가 혁신과 통합을 이야기했는데 귓등으로도 안 듣고 ‘내 스케줄대로 가겠다’는 것을 선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친명팔이 한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 공천은 어떻게 할지 등이 (통합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지난 14일 민주주의 4.0 강연에서 정당 대의제 훼손과 포퓰리즘에 대해 비판을 많이 하셔서 싱크탱크(세바정) 참여 이력을 가지고 친명이냐, 비명이냐를 단순히 따질 수 없을 것 같다”며 “진보 진영에서는 신뢰가 있는 분이라 (이 대표가) 편향되거나 공정하지 못하다는 부분은 해소하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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