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 슈팅 11개인데, 10골 넣은 FW가 있다?...황희찬 맹활약에 PL 공식 계정도 화들짝
[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황희찬은 확실히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프리미어리그(PL) 사무국은 28일 공식 SNS 채널을 통해 황희찬의 2021-22, 2022-23시즌과 올 시즌의 주요 스탯을 세세하게 나열하며 비교 분석했다.
놀라울 정도의 변화다. 먼저 황희찬은 2021-22, 2022-23시즌을 통틀어 8골을 터트렸다. 올 시즌 황희찬은 19라운드 기준 10골을 터트리며 지난 두 시즌에 비해 더욱 많이 골망을 흔들었다. 두 시즌 동안 57경기에 나섰던 황희찬은 올 시즌 19경기 만에 더욱 많은 득점을 기록 중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황희찬의 기대득점값(xG값)이었다. xG값은 슈팅 지점 좌표, 골문과의 거리 및 각도, 패스 연결 상태 등을 AI로 분석해 성공 확률을 계수화한 수치다. 득점 성공 확률이 높으면 xG값은 올라가고, 득점 가능성이 적다면 xG값은 낮게 책정된다.
지난 두 시즌 황희찬의 xG값은 7.34골이었다. 황희찬이 슈팅을 날렸을 때 7.34골이 들어가야 했지만, 황희찬은 이보다 높은 8골을 터트렸다. 올 시즌은 더욱 예상을 깼다. 황희찬의 올 시즌 xG값은 5.72골이었지만, 10골을 터트리며 무려 4.28골을 더 넣었다.
유효 슈팅 대비 득점 전환율이 매우 높은 황희찬이다. 지난 두 시즌 19개의 유효 슈팅을 날려 8골을 넣었던 황희찬은 올 시즌 11개의 유효 슈팅 가운데 10골을 터트리고 있다. 그야말로 찼다하면 골로 연결시키고 있다. 황희찬은 경기당 0.14골을 넣었지만, 올 시즌은 0.53골을 터트리며 매우 높은 득점률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루트로 득점을 터트리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PL 공식 홈페이지에 나온 황희찬의 스탯을 살펴보면, 황희찬은 헤더로 2골, 오른발로 6골, 왼발로 2골, 페널티킥으로 1골을 터트렸다. 슈팅은 총 32번 시도했고, 유효 슈팅은 11개로 슈팅 정확도는 34%였다. 골대 강타는 1회, 빅 찬스 미스는 5번을 기록했다.
해당 스탯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황희찬은 발전했다. 황희찬은 포항 스틸러스에서 유스 생활을 보낸 뒤, 곧바로 유럽으로 진출했다. 행선지는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였다. 황희찬은 곧바로 위성 구단인 FC 리퍼링으로 임대를 떠나 경험을 쌓았고, 2015-16시즌 중반부터 잘츠부르크에 합류하게 됐다. 황희찬은 2016-17시즌 리그 12골을 터트리며 잠재력을 뽐냈다.
독일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황희찬은 2018-19시즌 함부르크로 임대 이적해 독일 분데스리가2를 경험했다. 하지만 당시 부상을 입어 온전하게 시즌을 치르지 못했고, 20경기에 나서 2골 1도움에 그쳤다. 다시 잘츠부르크로 복귀한 황희찬은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이름을 유럽에 알렸다. 당시 황희찬은 모든 대회 16골 22도움을 기록했다.
이러한 활약에 라이프치히로 이적했지만,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하며 제대로 된 출전 시간을 부여받지 못했다. 결국 황희찬은 2021-22시즌 울버햄튼으로 임대를 떠났다. 임대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황희찬은 데뷔전 왓포드를 상대로 교체 출전하며 데뷔골을 신고했다. 자신감을 이어나간 황희찬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멀티골, 리즈 유나이티드전 득점 등을 터트리기도 했다. 울버햄튼 팬 선정 10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내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이러한 활약에 울버햄튼은 황희찬을 완전 영입하며 2026년까지 동행을 이어나가게 됐다. 황희찬은 팀의 믿음에 보답하며 프리미어리그(PL) 첫 시즌 30경기에 나서 5골 1도움을 기록했다. 울버햄튼 내 득점 2위이자 역대 한국 선수의 PL 데뷔 성적으론 가장 높은 수치다.
울버햄튼에서 맞이하는 3번째 시즌에, 황희찬은 훨훨 날고 있다. 올 시즌 어느덧 리그 10골 2도움을 기록하며 PL 득점 랭킹 전체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손흥민에 이어 PL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게 됐다.
과거 잘츠부르크에서 황희찬을 지도했던 오스카 가르시아 감독은 '디 애슬래틱'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오후에 코치, 골키퍼들과 함께 훈련을 많이 했다. 황희찬의 마무리 능력을 발전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는 많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골 전환율이 높지 않았다. 그와 정말 많이 훈련했고, 그는 항상 배우고 발전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황희찬은 속도가 빠르다. 그리고 적절한 순간에 적절한 위치에 있는 것을 잘한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우기까지 했다.
현재 황희찬을 지도 중인 게리 오닐 감독도 그의 능력에 박수를 보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이 많은 득점을 터트린 것은 오로지 그의 노력 덕분이다. 그는 있어야 할 곳과 그렇지 않아야 할 때를 잘 알고 있다. 황희찬은 특정 위치에 도달했을 때 자신에게 득점 기회가 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득점을 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극찬했다.
이러한 활약에 울버햄튼도 재계약을 제안했다. 결국 황희찬은 울버햄튼과 동행을 결정했다. 지난 22일 울버햄튼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울버햄튼의 탑 스코어러 황희찬이 2028년까지 새로운 장기 계약을 맺으며 구단에 자신의 미래를 약속했다.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황희찬은 2021년에 처음 임대 이적했고, 현재 게리 오닐 감독의 팀에서 크리스마스 전에 9골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즐기고 있다. 2년 전 왓포드에서 데뷔골을 넣은 후, 황희찬은 골 앞에서 빠르게 무자비함을 보여주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2-1로 승리할 당시 멀티골로 울버햄튼을 그의 영원한 홈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가파른 상승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울버햄튼도 "황희찬은 지난 시즌 부상과 로테이션 등으로 폼이 늦춰졌지만, 리그 마지막 10경기에서 3골로 2023-24시즌의 분위기를 조성했다"라면서 "올 시즌 황희찬보다 프리미어리그(PL)에서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단 5명이다. 그는 모든 대회에서 9골을 기록했고, 페드로 네투, 마테우스 쿠냐와 함께 좋은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황희찬은 울버햄튼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울버햄튼은 "황희찬은 존 리차드의 6경기 연속 홈 경기 득점 기록과 동률을 이뤘고, 50년 전 데릭 더건 이후 훨훨 날며 리그 10경기에서 6골을 넣은 최초의 울버햄튼 선수가 됐다"고 언급했다.
울버햄튼 스포츠 디렉터 맷 홉스는 "황희찬이 도착한 이후 항상 순조롭지는 않았지만, 그는 클럽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해왔다. 팬들은 그가 그라운드 위애서 하는 일을 정말로 고마워하고 있다. 그는 득점을 터트리고 팀의 중요한 일원이 됐다. 이 모든 것은 필드 안팎에서의 그의 행동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황희찬은 클럽에 완전히 몸담았으며 그 지역을 사랑하고, 팬들에 대한 사랑을 볼 수 있다. 아주 잘 어울리며 그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선수로서 오랜 시간 동안 남아있게 해준다. 콤프턴(울버햄튼 훈련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고, 우리가 무엇을 구축하려고 하는지 좋은 선수들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클럽을 재정비하고 다시 나아가고 있다. 그 프로젝트의 일부가 되길 원한다. 중요한 선수들은 매체를 통해 간단히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을 칭찬하는 것이 쉬울 수 있지만, 이것은 진정한 헌신과 믿음을 보여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울버햄튼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황희찬의 소감을 전했다. 황희찬은 "이곳에 머물게 되어 매우 기쁘다. 팀원, 스태프, 가족,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울버햄튼에 머물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나는 이곳에서 뛰는 것을 즐기고 인생과 축구 등 모든 것을 즐기고 있다. 아주 좋은 팀원과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 있는 모든 것이 놀랍다. 나는 계속해서 잘 뛰고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9골은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하지만 팀원들과 코칭스태프, 가족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코칭스태프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에 내 목표는 팀을 위한 것이다. 최선을 다해 팀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더했다.
또한 황희찬은 "새로운 계약에만 만족하지 않겠다. 가끔 몇몇 선수들과 우리의 야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같은 야망을 가지고 있다. 승리해야 할 책임이 더 많아졌고, 팀을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오닐 감독에 대한 신뢰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많은 도움이 됐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 그는 공격수, 수비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매우 똑똑하다. 선수로서 우리는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으며 매주 더 잘 이해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멈추고 싶지 않고 만족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가능한 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황희찬은 선수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나는 그들이 단순히 팀원이 아니라 좋은 친구이자 좋은 형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서로를 위해 경기장에서 뛰고 나는 그들을 돕고 그들은 나를 도와준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현재 강한 이유이고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할 수 있다면 음식과 같은 우리 문화도 보여주고 싶다. 어떤 선수들은 이런 걸 좋아하고 우리는 함께 시잔을 보냈다. 좋은 음식을 더 많인 소개해 주고 싶다. 팀원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황희찬은 지금까지 울버햄튼과의 여정에 대해 "시작이 좋았다. 득점도 많이 했지만 몇 달이 지나면서 부상도 당하고 힘든 시간도 있었다. PL에서 뛰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에 매일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고, 정말 즐겁다. 팬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고 사람들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언급했다.
또한 황희찬은 "영어는 외국 선수들과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중 하나다. 영어를 잘 배우고 싶은데 아직 부족하다. 노력하고 있다. 팀원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기 때문에 영어를 더 잘해야 한다. 팬들과도 좋은 소통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황희찬은 "우리는 좋은 코칭스태프와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매 경기에서 꼭 이기고 싶고,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많은 승점을 가져다 주고 싶다. 계속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고 팀, 팬, 가족을 위해 뛸 것이다. 우리가 이 시간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며 최선을 다할 것이고 계속 나아갈 것이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 발 늦었지만 재계약 축포를 쏘기도 했다. 황희찬은 재계약을 맺은 뒤 치러진 첫 경기에서 첼시를 상대했다. 당시 황희찬은 최전방으로 나섰지만, 티아고 실바, 악셀 디사시의 철저한 마크에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브렌트포드를 만났다. 물만난 물고기였다. 이날도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던 황희찬은 전반에만 멀티골을 터트렸다. 전반 14분 브렌트포드가 킥오프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후방에서 볼을 돌렸다. 콜린스가 공을 잡은 뒤 골키퍼를 향해 패스를 보냈지만, 중간에서 황희찬이 가로챘다. 황희찬은 곧바로 비어 있는 골문을 향해 득점에 성공하며 리그 9호 골을 신고하게 됐다.
추가골을 터트렸다. 전반 28분 울버햄튼이 강한 전방 압박을 펼치면서 콜린스가 빠르게 공을 방출했다. 이를 고메스가 헤더로 걷어냈다. 이 공이 그대로 전방으로 흘렀다. 공을 잡아낸 황희찬이 수비와 골키퍼 사이에서 침착한 마무리를 보여주며 멀티골을 뽑아냈다. 황희찬의 리그 10호 골이자, PL 통산 첫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게 됐다.
이날 멀티골을 터트린 황희찬은 득점 랭킹 6위로 올라섰다. 14골로 득점 선두에 위치한 엘링 홀란에 이어 12골을 기록 중인 도미닉 솔란케, 모하메드 살라 그리고 11골의 손흥민과 제로드 보웬에 이어 황희찬이 두 자릿수 득점 반열에 올랐다.
PL 통산 18호 골을 넣은 황희찬이다. 2021년 여름 울버햄튼 유니폼을 입은 황희찬은 2021-22시즌 5골, 2022-23시즌 3골, 그리고 올 시즌 10골을 넣어 총 18골을 터트렸다. 이로써 '해버지' 박지성과의 격차를 1골 차이로 좁히게 됐다.
박지성은 해외 축구의 아버지를 줄인 '해버지'란 별명으로 한국 축구 팬들에게 해외 축구의 선구자와 같은 역할을 했다.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으며 한국인 1호 프리미어리거가 됐고, 2012년까지 7년 동안 올드 트래포드에서 뛰었다. 이후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로 이적해 한 시즌을 뛰었다. 박지성은 맨유에서 19골을 터트렸다.
황희찬이 1골만 더 넣는다면,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통산 득점에서 공동 2위로 올라서게 된다. PL 사무국이 제공하는 통계상 지금까지 PL에서 득점을 터트린 한국인은 총 8명이다. 손흥민이 114골로 가장 많은 득점을 터트렸고, 박지성, 황희찬이 그 뒤를 잇는다. 기성용이 4위다. 기성용은 통산 15호 골을 넣었다. 이외 이청용(8골), 설기현(5골), 지동원(2골), 김보경(1골)이 PL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황희찬은 부상으로 쓰러졌다. 전반 추가시간 허리에 통증을 느껴 결국 교체 아웃됐다. 다행히 부상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희찬은 경기 종료 후 자신의 부상 상태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영국 '아마존 프라임'과 인터뷰에서 먼저 부상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황희찬은 "큰 부상은 아닌 것 같다. 괜찮다. 골을 넣고 승리하니 너무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황희찬은 리그 9, 10호 골을 터트렸다. 황희찬은 "팀 동료들과 멋진 코칭스태프와 함께 하고 있다. 팀 동료들과 함께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 그들이 좋은 패스와 선택을 제공했다. 그 부분을 즐기고 있다"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게리 오닐 감독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영국 공영방송 'BBC'의 'Match of the Day'와 인터뷰에서 "허리 경련이다. 그는 지금 더 잘 움직이고 있고, 우리는 그가 괜찮을 것이라고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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