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혁신과 위협 사이 AI 미래 인류 운명의 ‘상징’이 되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올해 세계 과학계의 중요 ‘인물’ 중 하나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선정했다. 해마다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10명의 과학자를 선정하는 ‘네이처 10’을 꼽으면서다. 네이처 역사상 ‘비인간’이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처는 “챗GPT의 영향력이 과학과 사회 전반에 미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챗GPT는 지금 인류의 운명을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지난달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해고 사태가 대표적인 장면이다. 소위 ‘두머’(파멸론자)와 ‘부머’(개발론자)의 충돌로 AI 기술에 관한 철학적 논쟁에 불을 지폈다. 올트먼을 몰아냈던 오픈AI 소속 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는 고도로 발달한 AI가 사람을 공격할 수 있어 개발을 늦춰야 한다는 ‘두머’를 대변한다. 하지만 올트먼이 5일 만에 다시 CEO로 복귀하면서 ‘부머’의 승리로 끝났다. AI가 인류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 이사회 멤버들은 회사를 떠났다. 올트먼의 복귀는 AI의 본격적인 상업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챗GPT와 함께한 지난 1년은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시간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AI의 등장은 꽤 오래됐지만 정보기술(IT) 지식이 없는 평범한 시민들이 챗봇에 질문해 피드백을 받고 그 답변에 효용성을 체감하게 만든 건 챗GPT가 최초였다. 인간의 일상이 혁명적 변화 속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경향신문이 챗GPT를 2023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이유다.
챗GPT발 AI 혁명은 교육과 일터도 바꾸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8학년도 대입 수능에서 심화수학(미적분·기하 등)을 제외한 이유에 대해 “챗GPT가 인간이 할 수 있는 이상의 역할을 하는 시대로 수학을 교육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국내 기업 3곳 중 1곳은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3년도 정보화 통계조사’에 따르면 종업원 수 10인 이상 기업 중 28%가 AI 기술을 도입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AI 도입률(2.7%)에 비해 1년 새 10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챗GPT를 활용하면 사람의 손으로 몇 시간 이상이 걸리던 프레젠테이션(PPT) 자료 작성과 외국어 번역 등을 몇분 안에 처리할 수 있다.
새해 화두도 단연 AI다. 구글의 AI 챗봇 제미나이가 공식 데뷔하고,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차세대 AI 모델 GPT-5의 연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무한한 혁신과 위협 사이 어딘가에서 경험하지 못한 더 많은 일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챗GPT의 등장은 1990년대 인터넷, 2000년대 아이폰을 뛰어넘는 파괴력을 예고하고 있다. 실험실 밖으로 나온 챗GPT는 앞으로도 우리 삶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계속 질문을 던질 것이다. 책임감 있는 AI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사회문제에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할지 등 남은 숙제를 해야 한다. 그 해법이 인류의 미래를 결정한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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