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에게 엄격한 김민재, "분데스리가 첫 6개월, 만족하지 않는다"
[포포투=김아인]
분데스리가 입성 후 전반기를 훌륭하게 마쳤지만, 김민재는 만족하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 소식을 전하는 '바바리안 풋볼'은 29일(한국시간) "뮌헨의 센터백 김민재는 더 발전하고 싶어한다. 지난여름 나폴리에서 이적한 이후 토마스 투헬 감독 아래에서 꾸준한 선발로 활약해왔다. 그러나 이 뛰어난 수비수는 이번 시즌 독일에서 자신이 뛴 방식에 완전히 만족하지 않았다"라고 언급하면서 김민재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김민재는 페네르바체를 거쳐 지난 2022-23시즌 나폴리로 향했다. 핵심 수비진이었던 칼리두 쿨리발리의 대체자로 김민재가 간다는 소식에 현지에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공격적인 플레이와 경합 능력까지 두루 갖춘 김민재는 금세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그의 활약을 통해 나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 진출하며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을 달성했고, 33년 만에 리그 우승까지 얻었다.
여름동안 여러 빅클럽이 김민재에 러브콜을 보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적극적으로 나오면서 영국행이 점쳐졌지만, 막판에 바이에른 뮌헨이 뛰어들었다. 김민재는 ‘거함’ 뮌헨을 선택했고, 이적료 5000만 유로(한화 약 720억 원)의 금액으로 독일행을 확정했다.
분데스리가에서 치열한 주전 경쟁을 치를 것으로 보였지만, 김민재는 꾸준히 매 경기 선발로 출전했다. 동료 센터백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타이스 더 리흐트가 교대로 경기에 출전하면서도 김민재만은 굳건히 선발 자리를 지켰다. 뮌헨은 13경기 동안 무패행진을 달렸다.
'발롱도르' 후보에도 오르며 선수로서 최고 명예에 빛났다. 김민재는 아시아 선수 중 유일하게 후보에 포함됐고, 아시아 수비수로는 최초로 명단에 들었다. 최종 순위는 22위에 오르며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했다. 또한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선정하는 'AFC 국제선수사'에서 미토마 카오루와 메흐디 타레미를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빡빡한 일정 탓에 살인적인 혹사가 이어졌다. 김민재는 시즌 시작 후 클럽 경기와 국가대표팀 소집 등 쉴 틈 없이 선발 출전하며 거의 매 경기 풀타임을 뛰었다.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번갈아 부상 당하면서 김민재는 휴식조차 갖지 못했다.
뮌헨은 리그 재개 후 로테이션을 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지만 리그 순위는 2위에 위치해 있었다. 뮌헨으로써는 만족할 수 없는 순위다. 주중에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를 치러야 했다. 김민재는 우리나라 국가대표팀 일정까지 전부 소화하느라 장거리 비행 후에도 곧장 복귀해서 선발로 나섰다.
결국 혹사 탓에 쾰른전에서 아찔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전반 14분 김민재는 상대의 롱볼을 저지하기 위해 젤케와 공중볼 경합을 벌였다. 그러다 린턴에 밀리며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허리에 큰 충격을 입어 한동안 큰 소리로 고통을 호소하던 김민재는 일어나지 못했다. 다행히 스스로 일어난 후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던 김민재는 시간이 조금 지난 뒤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경기를 뛰기 시작했다.
흐트러지는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 후반 40분에는 골킥 당시 김민재가 노이어와 패스를 주고받았는데, 상대가 이를 놓치지 않고 강한 압박을 펼치면서 볼을 빼앗길 뻔했다. 다행히 노이어가 넘어지면서 반대편으로 패스를 보내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15경기나 연속된 풀타임이었다. 뮌헨에 입단한 이후 교체로 출전하며 팀에 적응했던 김민재는 적응을 마친 뒤 리그와 컵 대회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살인적인 스케줄에도 김민재는 1-0 클린시트를 지켜내며 자기 몫을 다했다.
다행히 한숨 돌리며 재정비에 나섰다. 코펜하겐과의 UCL 5차전을 앞두고 가벼운 부상을 당하면서 결장했다. 이어진 우니온 베를린과의 리그 13라운드는 뮌헨에 이례적인 폭설이 내리면서 경기가 취소됐다. 3~4일 간격으로 주중 경기가 이어지던 일정 속에서 오래간만에 김민재는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다음 경기에서 뮌헨은 흔들렸다. 프랑크푸르트전에서 1-5라는 충격적인 점수차로 패배를 당했다. 늘 선두를 유지하던 뮌헨이지만, 패배로 인해 1위로 앞서고 있는 바이엘 레버쿠젠과 승점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전반 초반부터 연달아 나온 실점과 4골 차라는 결과로 인해 김민재를 비롯한 수비진에게 비난의 화살이 향하기도 했다.
곧장 설욕에 나섰다. 이어진 15라운드 슈투트가르트전에서 뮌헨 데뷔골을 터트렸다. 해리 케인의 멀티골로 앞선 2-0 상황에서 김민재는 후반 19분 코너킥 상황에서 파블로비치가 올려준 것을 헤더로 마무리하며 쐐기골을 만들었다. 분데스리가 입성 후 처음 터트린 득점이었다. 김민재의 득점에 힘입은 뮌헨은 3-0으로 슈투트가르트에 대승을 거뒀다.
어시스트 기회도 두 번이나 있었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김민재가 걷어낸 공을 받은 뮐러가 추가골을 만들었지만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후반 10분에 나온 케인의 추가골은 김민재가 머리로 떨궈줬지만, 슈투트가르트 수비를 맞고 나오면서 어시스트로 기록되진 않았다.
사실상 2골 2도움이 될 수도 있던 날이었다. 득점에 앞서 전반전에서도 슈투트가르트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25분에도 김민재는 파블로비치가 올려준 프리킥을 헤더로 방향만 바꿔놓으며 득점하는 듯 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로 선언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독일 현지에서도 인정받았다. 독일 매체 '키커'는 18일 분데스리가 15라운드 이주의 팀에 김민재를 선정했다. 멀티골을 터트린 케인의 1.5점보다도 높은 점수였다. 김민재는 지난 프라이부르크전에 이어 두 번째로 키커가 선정한 이주의 팀에 이름을 올렸다. '빌트'에서 공개한 이주의 팀에도 처음으로 포함됐다. 뮌헨 선수 중에는 케인과 함께 선정됐다.
키커는 김민재에게 평점 1점을 부여했다. 독일 언론은 숫자가 작을수록 최고 평점에 해당하며, 1점은 가장 높은 평점을 의미한다. 빌트 역시 1점으로 케인과 김민재를 가장 높게 평가했다.
현지 매체에 이어 분데스리가 공식 이 주의 팀에도 선정됐다.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5라운드 이 주의 팀을 공개했다. 3-5-2 포메이션으로 꾸려진 라인업 가운데 김민재가 중앙 센터백 자리를 차지했다. 뮌헨에서는 케인과 알폰소 데이비스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통계 매체에서도 분데스리가를 넘어 유럽 5대 리그 베스트로 뽑혔다. 이번에도 김민재를 포함해 동료 케인과 데이비스가 '후스코어드닷컴'이 선정한 분데스리가 15라운드 이 주의 팀에 올랐다. 김민재는 평점 8.82점을 받았다.
유럽 5대 리그 베스트까지 선정됐다. 글로벌 매체 'ESPN'은 19일 '후스코어드닷컴' 평점을 기준으로 유럽 5대 리그 이 주의 팀을 발표했다. 김민재는 분데스리가에서 하이덴하임의 베네딕트 김버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매체는 “김민재는 슈투트가르트를 상대로 자신의 데뷔골을 넣으며 3-0 승리를 거뒀다. 그의 6번의 인터셉트와 6번의 클리어링을 통해 뮌헨이 클린 시트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볼프스부르크전까지 2-1로 승리하며 올해 마지막 경기를 마친 김민재는 전반기 최고의 활약을 인정받았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이 선정한 분데스리가 베스트 11에 김민재가 포함됐다. 김민재는 7.14점을 받으며 3-4-3 포메이션 중 중앙 수비수 자리에 위치했다. 김민재는 뮌헨의 리그 15경기와 UCL 5경기에 출전하며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그럼에도 김민재는 만족하지 않았다. 김민재는 독일 매체 't-online'과 진행된 인터뷰에서 “분데스리가에서의 첫 6개월은 완전히 만족스럽지 않다. 나는 아직도 내가 확실하게 선발로 나설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없다. 더 리흐트, 우파메카노를 포함한 우리 셋이 실제로 경쟁한다면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제 김민재는 내달 1월 2일 아시안컵 소집에 합류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이강인을 제외한, 손흥민 포함 대부분 선수는 소집규정에 맞추어 1월 2일 소속팀을 떠나 아부다비로 소집될 예정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다음달 12일에 개막하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참가한다. E조에 속한 한국은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맞붙는다. 먼저 내달 15일 바레인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갖는 한국은 20일 요르단과 2차전을 치른다. 그리고 25일 말레이시아와 최종전을 진행한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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